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허창수 전경련 회장 연임? 재계 “대안 없다”

입력 | 2013-01-25 03:00:00

2월 21일 정기총회서 34대 회장 결정하기로
경제민주화 놓고 대기업 대변 역할 힘겨울 듯




내로라하는 대기업 총수들은 2년에 한 번씩 특별한 고민에 빠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일을 어떻게 피해야 하나’는 것이다. 벌써 10년 가까이 되풀이되고 있는 일이다. 전경련이 다음 달 21일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제34대 회장을 정한다. 전경련 회장의 임기는 2년으로, 회장단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한 뒤 정기총회에서 승인을 받는다.

초대 회장이었던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나 13대에서 17대까지 연임했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활약하던 과거보다 위상은 많이 떨어졌지만 대기업을 대변하는 단체의 수장(首長)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 허창수 회장(GS그룹 회장·사진)은 전임 조석래 효성 회장이 건강 문제로 전경련 회장직 사의를 표명한 뒤 2011년 2월에 취임했다.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역시 회장단의 일원으로서 임기가 다음 달까지다.

전경련 안팎에서는 “차기 회장은 특히 어려운 자리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각종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걸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했던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전경련이 대변하는 대기업과 정부 사이에 긴장관계가 곳곳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전경련으로서는 회원사들로부터 “왜 말 한마디 못하고 정부 눈치만 보나”라는 비판을, 정부로부터는 “왜 이렇게 비협조적인가”라는 압박을 받게 될 처지다.

재계에선 일단 허 회장의 연임을 점치는 사람이 많다. ‘달리 대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추대 0순위지만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전경련 회장을 맡는 것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998년 이른바 ‘빅딜’ 이후 전경련 행사에 거의 참가하지 않고 있으며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그룹을 대표하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서 물러난 데다 나이도 53세로 상대적으로 젊다.

정작 허 회장은 지금까지 “연임하겠다”고 말하거나 그런 기색을 드러낸 적도 없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연 신년인사회에서 허 회장은 올해 전경련 사업계획을 질문하는 취재진에 “내 임기는 끝나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10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경련 외에 당장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경제단체는 없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이고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임기는 2015년 2월까지다. 마지막 임기를 수행 중인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임기가 2015년 3월까지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