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 주 외부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및 추가 정부조직 개편과 국무총리 인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1차 보고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20일 “당선인이 이번 주 외교 일정 외에는 지방 일정을 포함해 예정됐던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라고 실무진에 연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리 인선 등 당선인의 각종 중요한 결정이 임박한 데다 그와 관련한 여러 돌발 변수까지 감안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명간 주요 결정이 쏟아질 분위기는 아니며 당선인이 아직 꼼꼼하게 살필 것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최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총리 인선은 철통보안 속에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인 측 다른 관계자는 “경제부총리 신설로 국무총리 후보군에는 신뢰받는 ‘법조인’ 출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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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환 전 대법관(충북 진천)의 경우 지난해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었다는 점이 부담이다. 21일 퇴임하는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전북 임실)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더는 공직을 맡고 싶지는 않다”는 뜻을 밝혔다. 한 지인은 “법률구조공단에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했다. 김승규 전 국가정보원장(전남 광양)은 노무현 정부 때 법무부 장관, 국정원장을 지낸 경력이 광폭인사인 동시에 부담이라는 얘기도 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전북 김제)은 총장 임기가 3년 이상 남아 있다는 점이 변수다.
정치권에선 이번 주 중반까지는 총리 인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지명 날짜가 좀 더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그동안 언론에 거론되지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은 1월 28일 총리를 지명했었다. 인선 작업을 보좌하고 있는 이재만 전 후보 보좌관은 비서실 정무팀 소속이지만 통의동 비서동 3층 정무팀 사무실 옆에 혼자 별도의 방을 마련해 여직원과 함께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수위가 주초에 청와대 및 위원회 조직 개편, 정부 부처 추가 기능 조정안을 확정 발표하면 이번 주 내 정부조직 개정안이 의원입법 형태로 국회에 발의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되면 박 당선인이 당선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정부조직 개편안을 공식 발표한 다음 날인 1월 17일 통과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해 당시 야당인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지도부를 만났다. 다른 당선인 측 관계자는 “방문 환경만 조성되면 언제든지 국회를 찾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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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당선인은 29일경 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지도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 여사는 2013 평창 겨울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개막식에 초청돼 28일 닷새 일정으로 방한한다.
동정민·손영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