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부산성원 리모델링… 기하학적 세밀화 무늬 압권
18일 이슬람 사원 특유의 세밀화가 완성된 이슬람 부산성원을 터키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세밀화는 대형 건물을 장식하는 기하학적이고 반복적인 조형 미술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리모델링을 시작한 이슬람 부산성원은 이날 준공식을 했다. 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18일 오전 11시 부산 금정구 남산동 이슬람 부산성원(사원). 신비로운 문양으로 내부를 단장하는 세밀화 공사 준공식이 열렸다. 나지 사르바쉬 주한 터키대사와 김세연 국회의원, 박사익 터키명예영사 등 참석자 50여 명은 중앙 돔 세밀화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 “아라베스크의 극치” 찬사
이들은 부산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터키인 멘난 엘마즈(27)의 감독을 받으며 27일 동안 ‘천국에 내 집을 짓는다’는 각오로 작업에 매달렸다. 곤충 날개 가루로 만든 특수 도료와 금가루 등으로 셀주크튀르크 시대 때부터 내려온 정통기법 세밀화를 국내 최초로 그렸다. 벽면에는 99가지 하나님 캐릭터, 돔 부문에는 4명의 정통칼리프와 무함마드(마호메트) 손자인 후세인과 하산의 이름도 새겼다. 꼭대기에는 이슬람교 신자의 첫 선서 내용도 넣었다. 앞쪽에는 꾸란을, 뒤쪽은 꽃을 형상화했다. 1층은 남자 색인 청색과 녹색 계통으로, 2층은 여자 색인 분홍 계통으로 채색했다. 8개의 유리창은 이슬람식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했다.
이번 공사는 지난해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원조개발총회 당시 TIKA(티카·터키 총리실 산하 국제협조협력단) 대표 세르다르 잠 박사가 이곳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이동하 한국이슬람교중앙회 부산지회장(46)은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티카가 한국의 이슬람 사원을 지원한 것은 ‘형제의 나라’에 대한 특별한 예우인 것 같다”며 “이슬람교의 근간인 포용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케밥과 피데 하우스도 명물
이슬람 부산성원 바로 옆에는 2005년 문을 연 터키음식 전문점 ‘카파도키아’가 있다. 카파도키아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시대 종교 탄압을 피해 바위동굴 속에 몸을 숨기고 신앙생활을 했던 터키 중부지역. 이집 음식 맛은 카파도키아 역사만큼 이슬람권 국가에 널리 퍼져 있다. 터키와 말레이시아 국영방송은 물론이고 페이스북에도 소개됐다. 이슬람권 국가 각료나 바이어,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면 자주 찾는 코스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