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욱-여오현 힘 달리고… 가빈 빈자리 더 커보이고끝까지 선두 지킬지 관심
삼성화재는 올 시즌 1라운드를 5전 전승으로 마쳤다. “이번에도 삼성화재냐”라는 다른 팀 팬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만했다. 하지만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결과가 좋았을 뿐이다. 전력만 보면 우리는 3위쯤 된다”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엄살이 아니었다.
개막 후 7연승을 이어가던 삼성화재는 2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에 풀세트 접전 끝에 첫 패배를 당했다. 3라운드에서는 러시앤캐시와 LIG손해보험에도 발목을 잡혔다. 경기 내용은 접전이었지만 스코어만 보면 두 경기 모두 0-3, 완패였다.
삼성화재가 최근 5시즌 연속 챔피언에 오른 것은 ‘배구 도사’ 석진욱(37)과 ‘최강 리베로’ 여오현(35)이 있기에 가능했다. 다른 팀을 압도하는 탄탄한 수비 덕분에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들은 마음껏 화력을 뽐낼 수 있었다. 그런 석진욱과 여오현이 올 시즌에는 주춤하다. 2009∼2010시즌 6개가 넘었던 석진욱의 세트 평균 리시브 성공은 올 시즌 4개가 되지 않는다. 여오현 역시 올 시즌 세트당 리시브 성공과 디그 성공이 각각 3.5개와 2.7개로 프로 출범 이후 가장 적다. 신 감독은 “나이는 못 속인다. 그동안 잘해 줬지만 기량이 떨어질 때가 됐다. 백업 선수들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 남은 시즌에도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 4라운드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노장들의 체력도 문제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빈의 공백이 느껴진다. 레오의 파괴력이 가빈만큼은 못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최근 부진한 데다 삼성화재 고유의 집중력과 팀 문화가 건재하기 때문에 쉽게 선두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