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익적 벤처투자자 크레이그 샤피로 내한
플레이플래닛 제공
장보기, 애완동물 돌보기 같은 심부름을 대신하고 돈을 버는 ‘태스크래빗’이란 서비스도 지난해 13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킥스타터와 태스크래빗은 모두 창업 초기에는 “푼돈 모아 벌이는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며 외면 받던 회사들이다.
이런 회사들만 골라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컬래버러티브펀드의 창업자 크레이그 샤피로 대표(사진)가 9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컬래버러티브펀드를 세우기 전 모바일 벤처기업 모블리에 투자해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에 매각했고 페이스북에 초기 투자해 큰 수익을 내 미국 실리콘밸리의 주목을 받았다.
샤피로 대표는 이날 다음의 창업자 이재웅 대표가 세운 국내 벤처캐피털 SOPOONG를 방문해 국내 공유경제 기업가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방한한 목적을 제휴 및 투자기회 모색이라고 했다.
샤피로 대표는 “과잉소비로 인한 자원 낭비, 불황과 급격한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방안이 바로 공유경제”라며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가 많고 인터넷이 발달해 공유경제 기업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성공해 큰돈을 벌면 그 자체로 사회에도 큰 도움이 돼야 한다는 투자원칙을 갖고 있다고 했다. 펩시콜라와 넷플릭스를 예로 들며 “펩시는 건강에 나쁜 콜라를 팔아 돈을 벌고 난 뒤 사회공헌활동을 하지만 넷플릭스는 돈을 벌면 벌수록 DVD 생산량을 줄이고 자원을 절약해 사회에 도움이 되니 이윤추구가 곧 사회를 개선하는 셈”이라며 “넷플릭스 같은 기업을 찾는 게 내 일”이라고 강조했다.
샤피로 대표는 킥스타터, 태스크래빗 외에도 야후의 마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 등이 1390만 달러를 투자한 겟어라운드(자신의 차를 이웃에 대여해 돈을 버는 서비스)나 스킬셰어(자신의 전문지식을 남에게 가르치는 서비스) 등에도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모두 소비자들이 자신의 재화와 기술을 다른 소비자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