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업체 60여곳 적발… 단속 직원 오기 직전에 폐수에 수돗물 섞어 속여
“단속 나온대. 폐수통에 빨리 물 섞자.”(중구, 종로구 일대 염색업체 업주)
서울 도심 한복판인 중구와 종로구 일대 의류 염색업체 60여 곳의 업주들은 몇 년 동안 염색폐수를 하수구에 불법 방류했지만 단속엔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 폐수처리대행업체 현장소장 조모 씨(65)가 구청 7급 단속담당 공무원 이모 씨(49·여)를 통해 빼낸 단속정보를 알려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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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들은 이런 방식으로 2010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염색폐수를 업체당 많게는 2500t까지 불법 방류했다. 오염물질이 섞인 폐수는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으로 흘러들어 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차맹기)는 30일 수질 및 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임모 씨(54) 등 염색업체 업주 3명과 조 씨 등 폐수처리대행업체 현장소장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른 염색업체 업주 17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두 차례에 걸쳐 단속정보를 사전 유출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구청 단속담당 이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통신사 통화기록 보존 기간이 1년이어서 이 씨의 단속 정보 누설 혐의가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두 건에 대해서만 사법 처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단속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금품이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속 과정에서 생기는 민원인의 저항과 마찰을 회피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단속정보를 사전에 알려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으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