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19주년 전국 추모열기… 고향선 국수 1만 그릇 제공
26일 마오의 탄생 119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중국 전역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고 홍콩 밍(明)보는 최근 잇따라 보도했다. 마오의 고향인 후난(湖南) 성 사오산(韶山)에는 비가 오는 와중에도 전국에서 1만여 명이 25일 저녁부터 몰려들었다. 26일 0시에 종소리와 함께 예포가 발사되면서 기념식이 거행되자 1만여 명이 일제히 마오의 동상에 허리를 굽혀 세 차례 절을 했다.
기념일 당일 온 동네에 폭죽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마을 주민들은 참배객에게 돼지고기 500kg, 쇠고기 약 350kg, 1마리 분량의 양고기를 준비해 국수 1만 그릇을 만들어 무료로 제공했다. 사오산 현 공식 홈페이지인 ‘톈샤사오산(天下韶山)망’은 이날을 ‘중국의 크리스마스’라고 표현했다.
이에 앞서 23일 베이징 한 호텔에서 ‘그(마오)는 인민을 위해 행복을 도모했다’는 주제로 한 기념식이, 국가회의중심에서는 마오의 문학을 기념하는 활동이 각각 열렸다. 이런 행사는 간쑤(甘肅) 허난(河南) 톈진(天津) 등에서도 개최됐다.
마오 숭배는 단순한 추모와 기복을 넘어 현실 정치적인 의미도 적지 않다. 9월 중국이 일본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사건이 터졌을 때 전국 각지의 시위대는 마오의 대형 초상화를 들고 나왔다. 좌파세력은 빈부 격차와 사회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탓하며 평등과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마오 시대를 찬미해 왔다. 보 전 서기는 마오 시대에 유행하던 ‘혁명가요’ 부르기 캠페인을 벌여 자신의 대중적 영향력을 강화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