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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5060의 힘’… 2030보다 덩치 커지고 응집력도 강했다

입력 | 2012-12-20 03:00:00

■ 득표율 분석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서울과 호남을 뺀 전 지역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이겼다. 박 당선인의 승리 요인을 정리하면 크게 세 가지다. 박 당선인은 젊은층이 결집했음에도 낙승했다. 대선 사상 처음 유권자 분포에서 5060세대가 2030세대를 추월한 결과다. 승리의 최대 견인 지역은 충청이었다. 충청은 이번에도 자신들이 지지한 후보를 당선시키며 ‘표심의 바로미터’임을 입증했다. 박 후보의 ‘여성 대통령론’은 남성보다 많은 여성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① 고령화에 희비 갈렸다

투표율이 75.8%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대선(70.8%)때보다 5%포인트나 오르자 박 당선인의 패색이 짙어 보였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20일 오전 1시 20분 현재(개표율 96.2%) 문 후보와의 격차를 100만 표 이상으로 벌리며 비교적 여유롭게 리드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과 이회창 후보의 표차(57만 표)보다 더 큰 것이다.

이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는 유권자의 연령별 분포에 있다. 50대 이상 유권자는 1618만2017명으로 30대 이하 유권자(1547만8199명)보다 70만3818명이 더 많다. 기본 덩치가 더 큰 데다 투표율까지 30대 이하보다 높으니 젊은 세대의 응집력이 힘을 잃게 된 것이다.

이런 유권자 분포가 만들어진 것은 근본적으로 저출산 고령화에서 비롯됐지만 직접적으로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의 상당수가 50대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40대도 45세 이상은 박 당선인 지지 성향이, 44세 이하는 문 후보 지지 성향이 뚜렷했다. 베이비붐 세대를 전후해 보수 성향이 짙어진다는 얘기다. 이번 대선을 통해 진보좌파 진영은 50대 이상 유권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다가가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② 이번에도 충청이 갈랐다

박 당선인은 20일 오전 1시 20분 현재 충청에서 54.4%를 득표해 문 후보(45.1%)를 9.3%포인트 앞섰다. 선거운동 기간 충남에서만 12차례 유세를 벌이며 표 몰이에 나선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수도권에서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상황에서 충청에서의 승리는 전체 판세의 무게 추를 움직인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충북은 박 당선인이, 충남은 문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결과는 충청 전 지역에서의 박 당선인 승리였다. 박 당선인은 문 후보를 충남에서 13.9%포인트, 충북에서 12.9%포인트 앞서 완승을 거뒀다. ‘세종시를 누가 지켰는지’를 두고 문 후보와 겨뤘지만 세종시에서도 박 당선인은 문 후보를 4.3%포인트 리드했다. 세종시의 지역구 의원은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다. 박 당선인은 대전에선 0.3%포인트 차로 신승했다.

강원도도 박 당선인의 ‘효자 지역’이었다. 이 지역에서 박 당선인은 62.0%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37.5%)를 24.5%포인트 따돌렸다. 충청과 강원에서 예상 밖 선전으로 박 당선인은 낙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③ 여성 대통령론 먹혔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의 여성 대통령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56.6%가 공감한다고 밝혔다. 남성의 공감 비율은 50.4%였던 반면 여성의 공감 비율은 62.7%였다. 여성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의 ‘새 정치 프레임’에 맞서 ‘여성 대통령이 곧 쇄신’이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파했다.

지상파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 남성에서는 문 후보 49.8%, 박 후보 49.1%로 박빙의 승부를 벌인 반면 여성에서는 박 후보가 51.1%의 지지로 문 후보(47.9%)를 3.2%포인트 앞섰다. 전체 유권자 수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50만여 명 더 많아 ‘여성 대통령론’이 두 후보의 표차를 벌리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④ 호남에서 첫 두 자릿수 득표

호남에서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박 당선인에게 의미 있는 득표율을 안겨 줬다. 20일 오전 1시 20분 현재 박 당선인은 전북에서 13.2%, 전남에서 10.0%를 득표했다. 지금까지 보수 후보가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를 한 예는 없었다. 다만 광주에서 박 당선인의 득표율은 7.8%였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광주 8.6% △전북 9.0% △전남 9.2%를 득표했다.

박 당선인의 호남 득표율은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보다 더 높았다. “호남 지역은 대면 조사 시 (박 당선인을 찍고도) 다른 말을 할 수 있어 두 후보의 표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박 당선인 캠프의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의 예측이 맞아떨어졌다.

대구와 경북에서 문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19.5%와 18.6%였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구에서 18.7%, 경북에서 21.7%를 득표했다.

⑤ 엇갈린 수도권 표심, 朴이 웃다

‘최대 표밭’인 수도권에서도 박 당선인은 선전했다. 20일 오전 1시 20분 현재 박 당선인은 서울에서 문 후보에게 3.6%포인트 뒤졌지만 경기에서 1.2%포인트, 인천에서 3.6%포인트 앞서며 수도권에서 균형을 이뤘다. 많은 전문가는 박 당선인이 수도권에서 문 후보에게 패배하고 그 격차를 부산·울산·경남(PK)에서 메워야 한다고 봤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경기 지역은 도농 복합지역에 고령 유권자가 많다는 점에서, 인천은 노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 등 안보 이슈가 부각되면서 박 당선인 쪽으로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⑥ 문 후보, PK에서 목표 달성

문 후보는 분패했지만 PK에서 당초 목표치(40% 득표)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문 후보는 20일 오전 1시 20분 현재 부산에서 39.8%, 울산에서 39.8%, 경남에서 36.1%를 득표하며 선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당시 올린 △부산 29.9% △울산 35.3% △경남 27.1%를 모두 뛰어넘는 득표였다. 하지만 문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에서 절반이 안 되는 43.9%밖에 득표하지 못했다.

이재명·이남희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