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자세한 축원을 원한다면 산청현감으로 내려가 있던 남공철(南公轍)이 1788년 설날에 쓴 ‘한 해를 기원하는 노래(祈歲詞)’에서 한 대목을 권합니다.
“내 원하는 바 그저 집집마다 늘 풍족한 것, 남자는 추위에 여자는 굶주림에 울지 않기를. 빈 배로 장사 나간 이는 만선으로 돌아오고, 큰 소는 송아지 끌고 닭은 병아리 먹이 주기를. 보리 싹은 두 갈래로 패고 벼는 일찍 익을 것이며, 면화는 광주리에 수북하고 누에는 방에 가득하기를. 가을에 추수하여 관아에서 꾼 곡식을 갚고, 세금 내고 나면 치마나 버선을 장만할 수 있기를. 한 해 내내 아전이 문을 두드리지 않고, 길거리가 조용하여 개가 짖는 일 없기를(但願家家長富足 男不啼寒女不飢 輕舟作商重船歸 大*引犢계哺兒 麥穗兩기稻早熟 拾綿盈筐蠶滿室 秋來及期償官租 賦餘將取作裙襪 終年不見吏剝門 巷閭安閒狗不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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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