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 서쪽 ‘세종마을’
경복궁 서쪽 ‘세종마을’ 도보여행 코스로 인기
최근 서울 경복궁 서쪽과 인왕산 동쪽 사이에 자리한 ‘세종마을(일명 서촌)’이 주목받고 있다. 이 지역은 고관대작이 살던 으리으리한 양반집이 남아있는 북촌과 달리 중인과 일반 서민의 삶의 터전이었다. 지금도 한옥 663채가 남아 있고, 뒷골목은 종로 600년 골목길의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근·현대 문화의 향기도 그대로 남아있다. 이상 윤동주 이중섭 박노수 이상범 등 유명 예술가들이 살았고, 지금도 이들의 집터나 가옥, 화실이 있다. 친일파 윤덕영이 딸을 위해 1938년 지은 집인 ‘박노수 가옥’은 한국화의 거장 박노수 화백이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해오던 집으로, 내년부터 원형 그대로 종로구립미술관으로 운영된다. 걸어서 5분 거리에는 청전 이상범 화백이 살았던 집과 작품 활동을 하던 화실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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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모두 돌아보고 싶다면 종로구의 도보관광코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광화문역 9번 출구로 나와 광화문까지 가서 경복궁을 오른쪽으로 끼고 올라가면 된다. 전 천연기념물 4호였던 통의동 백송 터를 출발해 한옥마을, 해공 신익희 가옥, 박노수 가옥 등을 거쳐 통의동 세종대왕 생가터까지 걸어서 1시간 30분 정도면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다.
최근 이 지역이 주목받으면서 이름이 논란이 되고 있다. 3, 4년 전부터 경복궁의 서쪽 지역이라는 이유로 ‘서촌’으로 불리고 있지만 정작 지역주민들은 “역사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 실제 ‘서촌’은 서울 서소문 또는 정동 일대라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간행된 잡지 ‘개벽’ 제48호(1924년 6월)에서는 “서촌은 서소문 안팎”이라고 밝히고 있다. 독립신문 1899년 11월 27일자 1면 논설에서는 “서촌에는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다섯 나라의 공사관이 있다”고 했는데 당시 공사관이 모여 있던 지역은 정동 일대였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서촌 대신 세종대왕 탄신지의 의미를 살려 ‘세종마을’이라고 부르자고 주장한다.
종로구 관계자는 “경복궁 서쪽지역을 서촌이라고 부르면 나중에는 북촌이 ‘동촌’으로 바뀔 수도 있어 ‘서촌’은 곤란하다”며 “세종마을은 역사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합의하면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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