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로 정보검색… 공부 재미 쏠쏠, 도시친구들과 화상채팅… 사교성도 쑥쑥”
“수업 시간만 손꼽아 기다려요” 전남 완도군 노화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10월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수업을 받고 있다. 전교생이 100명도 안 되는 이 학교는 스마트 교육을 실시하면서 학생들이 부쩍 공부에 재미를 붙였다. 삼성전자 제공
전남 완도군 노화읍 노화초등학교 4학년생인 윤상권 군이 지난달 쓴 ‘스마트 교육’ 소감문은 이렇게 시작했다. 스마트 교육은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에 각종 교육용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내려받아 수업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노화초교는 한 학년에 한 학급만 있는 아담한 시골 학교다. 전교생이 채 100명도 안 된다. 그런 노화초교는 지난해 10월 스마트 교육을 도입했다. 윤 군은 4학년 이상 모든 학생으로 대상을 확대한 올해부터 종이 공책과 펜을 버리고 스마트 기기로 교육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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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학생들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모바일 중독 같은 역기능을 부를 것이라는 이유로 스마트 교육에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1년 동안 삼성전자의 태블릿PC인 ‘갤럭시탭’ ‘갤럭시노트 10.1’로 스마트 교육을 받은 윤 군 등 노화초교 학생들의 사례를 보면 적어도 이 학교에서는 순기능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윤 군은 3학년 때부터 엄마의 잔소리를 들어가며 공부에 매달렸는데도 학과 점수는 평균 85점 이하였다. 그런데 4학년에 올라가 스마트 교육을 받고 난 뒤에는 공부에 흥미를 느꼈고, 시험 성적은 95점 이상으로 올랐다. “갤럭시노트를 활용하니 공부가 재미있어진다”는 윤 군에게 스마트 기기는 방대한 정보와 만나는 통로였다. 그는 “궁금한 게 있으면 선생님께 여쭤보거나 사전으로 찾아야 해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빠르게 정보를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방법을 배워 아버지를 돕기도 했다. 윤 군은 소감문에서 ‘아빠가 붕어찜을 만드시는데 맛있게 조리하는 법을 모르셨다. 그래서 배운 것(인터넷 검색)으로 (만드는 법을 찾아) 아빠를 도와드렸다’고 자랑스러워하기도 했다. 독서에도 맛을 들였다. 스마트 기기로 화면을 건드리면 마치 종이책처럼 책장이 넘어가는 모습이 재미있었단다.
외딴 시골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스마트 기기는 보다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스마트 기기에 설치한 ‘클래스팅’이라는 초등학생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으로 다른 학년의 형, 동생과 안부를 주고받고 실시간으로 채팅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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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인 김도형 씨(31)는 “처음에는 스마트 기기로 게임을 하고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교사가 올바른 사용법만 교육한다면 스마트 교육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생동감 있게 전달할 수 있어 교육적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학급 아이들의 반 평균이 3학년 때보다 5∼10점 정도 올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