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임고서원-최무선과학관, 역사의미 담은 식장으로 부상풍물놀이 등 흥겨움도 더해
대구·경북 지역의 역사문화공간이 전통혼례 장소로 호응을 얻고 있다.
경북 영천시는 고려 말 대유학자인 포은 정몽주를 기리는 임고서원(임고면 양항리)에서 최근 전통혼례를 열었다. 일본 도쿄(東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신랑 권도형 씨(30)와 일본인 신부 가도와키 하루카 씨(門脇遙·30)가 백년가약을 맺은 것. 두 사람은 태권도 스승과 제자로 만나 결혼으로 이어졌다.
서원 뜰에서 열린 혼례에는 풍물놀이가 곁들여져 흥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권 씨는 “아내에게 한국 전통문화를 보여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올해 5월 새롭게 단장한 임고서원은 4만7884m²(약 1만4000평)에 198억 원을 들여 포은유물관과 생활체험관, 선죽교, 연못 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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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웅부공원과 문화공원도 전통혼례 명소다. 두 곳에는 매주 토요일 조선시대에 종을 쳐서 시간을 알려주던 시보 의식, 수문군 교대 행사 등 전통문화행사가 열린다. 공원 옆 안동문화원 마당에서 사물놀이와 함께 열리는 전통혼례는 고풍스러운 경치와 저렴한 혼례비용으로 반응이 좋다. 최근에도 2쌍이 혼례를 올렸다. 형편이 어려운 부부는 무료로 혼례를 할 수 있다.
대구향교(중구 남산동)는 매주 토, 일요일 정오에 혼례가 열린다. 11월 말 현재 60여 쌍이 혼례를 올렸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 대구향교 관계자는 “결혼식이 잇따르면서 다소 입기 불편했던 혼례용 예복도 편하게 입도록 개선했다”며 “개성 있는 결혼식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혼례가 꾸준히 이어지는 배경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