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으로 형제에서 남매로… 워쇼스키 두 감독 ‘클라우드 아틀라스’ 홍보차 내한
라나 워쇼스키 감독(왼쪽)은 “배두나는 아이의 순수함과 어른의 성숙함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고 말했다. 블루미지 제공
워쇼스키 형제의 래리는 몇 년 전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이름도 라나로 바꿨다. 올해 7월 그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것이 루머가 아닌 사실”이라고 처음 공식적으로 밝혔고, 한 인권 캠페인 자리에서 “수술 전 자살을 기도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성전환 수술이 영화 작업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앤디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라나는 래리였을 때와 똑같은 성격과 내면을 가진 사람이고 단지 외모가 ‘라나의 내면에 더 맞게’ 바뀌었을 뿐이다. 형제로서나 남매로서나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운 동료”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19세기부터 2321년의 미래까지 500년의 시공간에 걸쳐 여섯 개의 스토리로 구성한 SF 영화. 배두나가 톰 행크스와 휴 그랜트, 수잔 서랜던과 함께 1인 3역으로 비중 있게 등장한다. 행크스가 1인 6역을 소화하고, 벤 위쇼와 휴고 위빙은 여장을 하고, 핼리 베리는 남장으로 출연한다.
라나는 “이번 작품에 성별과 인종을 바꾼 모습으로 출연하는 배우가 많다”며 “동양 배우가 서양인의 감정을 연기하는 데 겉모습이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왼쪽)은 “배두나는 아이의 순수함과 어른의 성숙함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고 말했다. 블루미지 제공
티크베어 감독은 극 중 한글이 등장하고 2144년의 배경으로 서울이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 “소비사회와 이기주의, 물질문명으로 멸망 후의 세계 속 중심지로 그려진 서울로 ‘경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촬영은 독일에서 했다.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