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對中 무역관문 전략으로 국내 4위 항구 발돋움
수백 개의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눈 덮인 평택항 부두. 과거 작은 포구였던 평택항은 지난해 약 52만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부산, 광양, 인천항에 이어 국내 4위 항구로 발돋움했다. 경기평택항만공사 제공
경기평택항만공사 김정훈 홍보마케팅팀장은 자신을 흘낏 쳐다보며 한마디 던지는 한 제조업체 물류팀장의 말에 타는 속을 애써 억누르며 말했다. “3분만 시간을 주시면 자신 있게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컴퓨터에 평택항 현황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 메모리)를 꽂으며 ‘들이대는’ 김 팀장의 설명에 상대방의 표정이 점차 누그러졌다. 평택항의 고객 기업이 하나 더 늘어나는 순간이었다.
광고 로드중
○ 꽃게잡이 포구가 청년 항구로
6일 찾은 평택항에서 작은 포구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아파트 12층 높이의 카 캐리어선(자동차운반선) 두 척이 정박해 있는 자동차 전용부두 앞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늘어서 있었고 컨테이너 부두의 크레인 옆에는 수백 개의 컨테이너가 성벽처럼 쌓여있었다.
평택항만공사 홍보마케팅팀의 김 팀장, 홍성기 대리, 이현승 주임은 화주(貨主) 기업과 해운회사, 화물을 항구까지 운반하는 물류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세일즈를 하고 있다. 평택항의 달라진 모습을 알리기 위해 올해에만 기업인 500여 명을 만났다.
부산항이나 인천항보다 인지도가 낮은 평택항을 알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무작정 기업의 수출입 담당자를 만나 읍소했지만 “회의시간이 다 됐다”며 문전박대를 당한 적도 많았다.
광고 로드중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포트 세일즈를 담당하는 평택항 홍보마케팅팀 이현승 주임, 김정훈 팀장, 홍성기 대리(왼쪽부터). 이들은 평택항을 세계를 연결하는 국내 대표 항구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평택항만공사 제공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공장이 가까워 자동차에 특화된 항구인데도 까다로운 수입차 업체는 잘 알려지지 않은 평택항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초대형 카 캐리어선이 안전하게 드나들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업체도 있었다. 포트세일즈팀은 소비자가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가까운 입지와 항만 단지 임대료 감면, 각종 세제 감면을 앞세워 공략했다. 그 덕분에 BMW, 푸조, 아우디, 포드 등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가 차를 하역하고 검사하는 PDI(Pre-Delivery Inspection) 센터로 평택항을 선택했다.
김 팀장은 “포트세일즈팀의 역할은 기업들이 최소 물류비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내비게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내년 목표는 평택항이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와 인도까지 아시아에 특화한 항구로 성장하는 것이다. 내년 4월과 5월, 7월에는 각각 일본과 인도, 인도네시아의 무역업체를 대상으로 평택항을 세일즈할 예정이다.
평택=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