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부패 등 추문 떠돌면 조사 → 처분 → 공개 즉각 이뤄져리춘청 중앙위 후보위원 낙마
중국 전역에 사정의 칼바람이 매섭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공산당 새 지도부는 부패척결의 기치 아래 탐관오리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신속하고 과감하며 즉시 공개하는 ‘시진핑 스타일’의 반부패 드라마가 막을 올렸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리춘청(李春城) 쓰촨(四川) 성 부서기가 심각한 기율 위반으로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리 부서기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어서 새 지도부 출범 이래 낙마한 첫 고위 공직자다.
리 부서기보다 직위가 낮은 공무원이 철직된 경우는 수두룩하다. 최근 한 달 반 동안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 시 전 부시장 량다오싱(梁道行), 광둥 성 재정청 전 부청장 웨이진펑(危金峰),국토청 전 부청장 뤼잉밍(呂英明) 등이 부패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처벌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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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도 빠르다. 불과 며칠 전에 20만 위안(약 3477만 원)짜리 고급시계를 찬 사진이 인터넷에서 문제가 된 간쑤(甘肅) 성 란저우(蘭州) 시 위안잔팅(袁占亭) 시장은 현재 조사 중이다. 산둥(山東) 성 농업청 간부도 내연녀에게 써준 글이 인터넷에 게재된 뒤 12시간 만에 조사가 착수됐다.
흥미롭게도 여자 문제가 부패 조사의 발단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우쑤(烏蘇) 시 공안국 치팡(齊放) 국장은 쌍둥이 자매와 내연관계를 맺고 또 이들을 공안으로 채용했다는 주장이 인터넷에 3일 게재됐다. 그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충칭(重慶) 시의 간부가 인터넷에 공개된 섹스비디오로 조사를 받은 뒤 63시간 만에 면직돼 조사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충칭 시 공무원도 음란 사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산시(山西) 성 타이안(泰安) 시의 한 구(區) 인민대표(지방의원)는 4명의 부인과 살면서 자녀 10명을 둔 게 폭로돼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인터넷에는 현재 이런 낯 뜨거운 사례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한다.
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 교장이기도 한 시 총서기는 2009년 “경험이 일천한 젊은 간부들에게 딴 속셈을 지닌 사람들이 재물과 여색(女色), 술로 접근하고 있다”며 “도덕성이 약한 간부들은 곧바로 무너져 불법집단의 노예로 전락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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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