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송도국제도시 내 미추홀타워 앞 도로와 센트럴로 등 주요 도로의 제설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통행 차량들이 거북운행을 하는 등 출근길 불편을 겪었다. 김영국 동아닷컴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에 대한 제설작업을 인천시설관리공단에 위탁했다는 이유로 제설작업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바람에 6일 아침 송도주민들이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8시경 해양경찰청 인근의 송도동 더 샵 퍼스트 월드 아파트 앞 도로. 출근을 위해 아파트 단지를 나선 차량들이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아파트 앞 도로에서 뒤엉켜 꼼작하지 못했다. 차량 경적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 아파트에 사는 양모 씨(32)는 남동구 만수동에 있는 직장으로 출근하려다 미끄러운 아파트 앞 도로(왕복 4∼6차로)에서 20분 이상 시간을 보낸 것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그는 “5일 오전부터 기상청에서 대설주의보를 알렸는데 인천경제청이 연수구에서 송도로 오가는 송도 1∼3교 등 큰 도로의 제설작업만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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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5일 오후 2시 반경 중국에서 귀국하려던 송영길 인천시장은 기상악화로 칭다오(靑島) 공항으로 회항하자 곧바로 시에 전화를 걸어 행정부시장, 소방안전본부장 등 시 간부 공무원들에게 폭설 피해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제설 및 복구작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 고위 간부들은 이날 직원들에게 제설작업에 나설 것을 지시하지 않았다. 위탁업무를 준 시설관리공단에 사실상 모든 제설작업을 맡긴 것. 시설관리공단은 5일 직원 25명과 제설차 4대, 굴착기 1대, 살수차 1대를 가동해 염화칼슘 131t과 액상염화칼슘 77t을 뿌리며 송도 관내 교량 및 주요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초동 제설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이 인력과 장비로는 현재 개발이 마무리된 24.52km²(약 742만 평) 면적의 송도국제도시 제설작업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욱이 인천경제청은 비상상황 시 직원들이 나서 제설작업을 할 수 있는 빗자루와 삽 등 기본 장비도 전혀 갖추지 못했다.
반면 인천의 일선 구청은 5일 전체 공무원의 50%가 빗자루 삽 등을 들고 거리로 나서 긴급 제설작업에 나서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민선 구청장들이 직접 제설작업을 지휘한 것.
송도국제도시의 제설 및 복구작업이 부실한 것은 투자 유치와 개발사업에 치중하는 인천경제청의 업무 특성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인천경제청은 장비와 인력 부족을 이유로 도로, 하수도, 생활폐기물, 옥외광고물, 녹지 관리 등 5대 업무를 연수구로 이전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6일 뒤늦게 “폭설에 대비해 추가 인력과 장비를 확보하고 만일의 사태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빗자루 삽 등 장비도 구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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