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6천여명 대피..8개 도시서 대규모 정전사태
태풍 '보파(Bopha)'가 4일 필리핀 남부지역에 상륙해 최소한 80명이 숨지고 수만 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민다나오섬 동부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선원들이 실종되고 일부 군인들도 급류에 휩쓸린 상태여서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폭우를 동반한 최대 시속 210㎞의 태풍 보파에 직격탄을 맞은 콤포스텔라 밸리 등지에는 홍수와 산사태가 이어졌고 민다나오 섬의 8개 대도시에는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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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청과 필리핀 육군은 오후 3시 민다나오섬 콤포스텔라 밸리 지역의 한 정찰기지 막사가 급류에 휩쓸려 43명이 사망했다며 희생자 대부분은 군인들이라고 덧붙였다.
콤포스텔라 밸리의 한 목격자는 공용건물 바닥에 누워있는 시신 43구를 직접 확인했다며 건물이 시체 안치소로 바뀌었다고 현지상황을 전했다. 필리핀 육군 제10사단 대변인 린던 패니자 중령은 이 곳에서 발생한 인명피해를 공식 확인했다.
패니자 중령은 사망자 외에 6명이 실종됐으며 부상자도 23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서는 민간 가옥 1채 역시 산사태로 매몰돼 어린이 3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경찰은 다바오 오리엔탈 주(州)에서는 최소한 29명이 사망하고 95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아구산 델 수르 주에서도 5명이 숨졌으며, 민다나오섬 다바오 오리엔탈 부근해역에서는 선원 4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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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필리핀항공 등 주요 항공사의 항공편 146편과 수천 척의 선박이 운항 금지됐으며 각급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이날 오후 세력이 약화된 '보파'는 보홀과 네그로스, 세부 등 유명 관광지를 거쳐 남부 술루해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8월 한 달 태풍으로 대규모 홍수사태가 이어져 1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약 100명이 숨졌다. 지난해에는 모두 19차례 태풍이 엄습해 1500명 이상이 숨지는 등 매년 큰 피해가 발생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