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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6연패 꿈꾸지 마”

입력 | 2012-12-04 03:00:00

‘대포알 서브’ 대한항공… ‘공포의 뒷심’ 현대캐피탈… ‘철벽 블로킹’ LIG손해보험




매 경기가 진땀 승부다.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남자 프로배구 2012∼2013 시즌 무대에서 예상대로 4강의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 시즌 초 기세를 올리던 ‘디펜딩 챔프’ 삼성화재의 7연승 행진도 멈췄다. 삼성화재는 2일 현대캐피탈(3위)의 ‘뒷심 배구’에 발목을 잡히며 상승세가 꺾였다. ‘공공의 적’ 삼성화재의 리그 6연패를 저지하려는 대한항공(2위)과 LIG손해보험(4위)의 기세도 무섭다.

○ ‘서브왕’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1승 3패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 시즌 설욕을 벼르는 대한항공의 최대 무기는 강력한 서브다. 대한항공은 3일 현재 총 47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다른 팀을 압도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마틴(15개)과 한선수(12개)의 서브 에이스를 합하면 LIG손해보험(20개)의 팀 전체 기록을 넘어선다.

끈끈한 조직력도 대한항공의 강점이다. 마틴의 공격 점유율(37.9%)은 네 팀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낮다. 그만큼 다른 국내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하고 있다는 증거다. 삼성화재의 ‘쿠바 특급’ 레오(52.5%)가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비록 화려한 공격력에서는 밀리지만 조직력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 ‘뒷심’ 현대캐피탈

요즘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문성민을 보면 흐뭇하다. 경기 초반에는 잠잠하다가도 승부처가 오면 솟구쳐 올라 승부를 결정짓는 스파이크를 내리꽂기 때문이다. 문성민은 토종 거포 가운데 공격종합(성공률) 1위(51.6%·전체 4위)에 올라 있다. 문성민의 ‘에이스 본능’ 덕에 현대캐피탈은 강호 대한항공과 삼성화재를 상대로 3-2 역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다. 가스파리니와 문성민 쌍포가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어느새 팀 공격종합에서도 삼성화재를 제치고 1위(55.44%)로 올라섰다.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올 시즌엔 우승을 해보자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하다. 최근 2연승으로 큰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 ‘블로킹’ LIG손해보험

“우리 팀은 상대적으로 수비와 블로킹이 약하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능한 까메호를 데려온 이유다.” 까메호를 택한 LIG손해보험 이경석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까메호는 날개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각 팀의 센터들을 제치고 블로킹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팀 블로킹 6위에 그쳤던 LIG손해보험은 올 시즌 유일하게 세트 평균 3개 이상의 블로킹을 기록한 ‘블로킹’의 팀이 됐다. 시즌 초 까메호와 세터의 호흡이 맞지 않아 2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이후 4승 1패를 거두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4강 가운데 한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없다. 풍부한 우승경험(통산 6회)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무장한 삼성화재도 올 시즌만큼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리 팀 전력은 4위권”이라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말이 엄살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