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왼쪽)-최태웅.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 8연승 저지 등 라이벌 구도 재정립 나서
“2년간 당해 온 수모 갚아줄 것”…최강 조합 발동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는 2005년 프로 출범 이후 줄기차게 부딪혀 온 남자 프로배구 최고 라이벌이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하며 라이벌 자리를 대한항공에 내줬다.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2012∼2013시즌 2라운드에서 삼성화재의 연승 행진(7연승)을 저지하며 진정한 라이벌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승리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최고의 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캐피탈의 중심에는 레프트 문성민과 세터 최태웅이 있다. 두 선수는 나란히 2010년 현대캐피탈로 이적했다. 문성민은 터키 리그에서 활약하다 2010년 6월 원 소속팀인 KEPCO로 복귀한 뒤 곧바로 현대캐피탈로 둥지를 틀었고, 최태웅은 현대캐피탈이 주포 박철우를 삼성화재로 보내고 보상 선수로 영입할 만큼 가치를 인정한 선수다.
○3년 만에 드러나는 진가
문성민과 최태웅으로 전력을 보강한 현대캐피탈은 매 시즌 우승 후보로 손꼽혔지만 2010∼2011 시즌에는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3위에 그쳤다. 현대캐피탈을 2007∼2008 시즌부터 3년 연속 우승문턱에서 주저앉게 한 삼성화재의 중심이었던 최태웅은 ‘과거는 잊었다’며 친정팀을 겨냥해 야심 찬 출사표를 던졌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확연히 다르다. 토종 최고의 거포로 손꼽히는 문성민과 최태웅 조합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삼성화재의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했다.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은 “그동안 문성민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팀 전체의 분위기를 다운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문성민과 최태웅 조합이 위력을 찾으며 팀의 조직력과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제는 모든 선수들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으로 뭉쳐있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