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 중앙시장 ‘낭만시장 프로젝트’ 2년
9월 열린 춘천 낭만시장 야간 개장 행사. 이 시장은 문화와 쇼핑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각종 공연과 낭만포장마차 등 먹을거리가 어우러진 야간시장은 낭만시장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낭만시장상인회 제공
○ 시장 골목이야 갤러리야
강원 춘천시의 대표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이 낭만시장으로 재탄생했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변신을 시도한 지 3년 만이다. 대형 할인점에 밀려 전통시장이 위기를 겪고 있지만 낭만시장은 그런 위기에서 다소 비켜 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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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시장은 2010년 간판과 전기시설 정비 등 하드웨어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이어 지역 작가 4명의 작업실 겸 전시관인 ‘공간오동’이 문을 열었고 상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낭만살롱’도 마련됐다. 이어 소프트웨어 변신이 시도됐다. 상인들은 가장 눈에 띄는 것으로 야간시장을 꼽는다. 지난해 10월 야간시장 개장 행사에 많은 사람이 몰리자 올 들어 3∼11월까지 매월 한 차례 정기적으로 열었다. 문화 행사와 쇼핑을 접목한 야간 시장에서는 마술쇼와 통기타, 국악 공연이 이어진다. 컵닭갈비와 순대 해물파전 도토리묵 등을 싸게 파는 낭만포장마차도 운영됐다. 평소 오후 9시면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점포 대부분이 문을 닫았지만 야간 개장 때는 오후 11시까지도 발길이 이어져 활기가 넘쳤다.
○ 상인들 참여가 변화를 만들다
낭만시장의 변신은 상인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인들은 2010년 상인회를 결성했다. 영업 컨설팅을 비롯해 컴퓨터와 일본어 강의도 받고 풍물단도 만들었다. 지난해 말 결성된 낭만풍물단은 15명의 상인이 참여해 매주 목요일 사물놀이를 연습한다. 40∼60대의 여성으로 구성된 풍물단은 야간시장 개장 때마다 무대에 올라 신명나는 우리 가락을 선사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상인회 송년회에서도 큰 박수를 받았다.
풍물단 단원인 최성자 시장상인회장(69·여)은 “풍물단 활동이 삶의 활력이 될 정도로 재미있어 계속 풍물단을 꾸려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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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바뀐 뒤 젊은 층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입소문이 났는지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들도 들렀다 가는 코스가 됐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가 매출에도 영향을 주었는지는 미지수다. 낭만시장 2층에 ‘궁금한 이층집’이라는 커피전문점을 연 문화기획사 동네방네 조한솔 대표(27)는 “상인 특성상 매출이 늘었다고 말하는 분은 많지 않지만 시민 발길이 는 것은 맞다”라며 “야시장의 성공과 시장 회생을 위해 상인들이 노력하는 모습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