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경기술 배우자” 한국 물처리 관련기술을 시찰하기 위해 올여름 경기 부천시 굴포천 하수종말처리장을 방문한 개발도상국 환경산업체 관계자들. 한국은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환경기술에서도 개발도상국들의 롤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제공
최근 중국 상하이 인근의 한 발전소를 상대로 영업을 하던 장 대표는 중국 관리들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한국 정부가 귀사의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증서만 가져오면 곧장 계약할 수 있다”는 것. 장 대표는 올 7월 환경부에서 획득한 ‘우수환경산업체(KLEC)’ 인증마크를 제출하는 것으로 70억 원에 달하는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이 추진하는 환경산업의 특성은 민간영역이 아닌 관(官)이 주도한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한국 정부의 인증을 받은 기업들이 수출에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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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2012년 4500억 원이 넘는 환경산업 수출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산업의 범위 규정에 따라 통계의 오차가 있지만 지난해 환경산업기술원이 집계한 수출액수 3500억 원에 비해 20%가 넘는 성장세다. 국내 시장이 포화되자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선을 해외로 돌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국내 환경산업의 규모는 55조 원에 이를 정도로 확대됐지만 이제는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할 적기입니다.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의 뛰어난 환경산업 노하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시장을 뚫기 위한 새로운 제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윤승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업계는 국내 기업의 높은 기술력과 함께 ‘우수환경산업체 인증’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너지효과를 내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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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12년 ‘우수환경산업체 인증제도’를 신설하고 매년 10∼20여 개의 ‘대한민국 대표 환경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시행 첫해인 올해는 100여 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 이 가운데 10개 업체(대일이앤씨, 부강테크, 아름다운환경건설, 에이엔티21, 에코데이, 엔바이오컨스, 일신종합환경, 제이텍, 케이씨코트렐, 한라산업개발)가 ‘우수환경산업체’로 선정했다.
선정된 업체에는 인증서 이외에도 국내 및 해외마케팅, 경영컨설팅과 함께 2000만 원의 직접지원과 환경정책육성자금 금리감면 등의 간접지원이 이뤄진다. 시행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업체들은 “외국 정부나 공기업들의 시선이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반응이다.
윤 원장은 “우수환경산업체 지정과 지원 제도는 환경알짜기업을 발굴하여 글로벌 환경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라면서 “지정된 기업들이 매년 고도성장하며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대표환경전문기업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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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