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째 충청 표심 공략
어머니의 이름으로 28일 충남 홍성군의 한 주차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유세현장에서 한 지지자가 고 육영수 여사의 사진 액자를 들어 보였다. 왼쪽은 박 후보. 홍성=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박 후보는 “실패한 정권의 최고 핵심 실세”라고 규정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전날에는 문 후보를 호명하지 않고 ‘야권 후보’라고만 했다.
문 후보가 몸담았던 노무현 정부에 대해 “민생을 팽개치고 이념만 갖고 투쟁하다 보니 국가살림이 엉망이 됐다”면서 “최악의 양극화 정권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문 후보와 그 세력들이 하자는 대로 한다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고아가 되고 말 것”이라며 “선거가 도박도 아니고 이런 무책임한 후보에게 나라를 맡겨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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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이런 식으로 다음 달 18일까지 ‘그물망식 유세’ ‘저인망식 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지역 유권자들이 “이곳까지 찾아왔느냐”는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 방방곡곡을 촘촘하게 훑으며 국민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데 비중을 두는 방식이다. 지역 간 이동 시 비행기나 KTX가 아니라 차량으로 움직이면서 한 지역이라도 더 들르는 식으로 동선을 짜기로 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역 광장 등에서 유세만 하고 뜨는 게 아니라 인근 재래시장을 찾아 직접 눈을 맞추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도 한 특징. 이날도 예산역 광장 유세에 앞서 역전장을 돌며 검은콩을 사고 지역주민을 만났다. 베트남 출신 부인을 둔 한 40대 남성이 무릎을 꿇고 인사하며 “다문화가정이유. 아들 이름이 사랑이에유”라며 도움을 요청하자 박 후보도 쪼그려 앉아 “알겠다. 감사하다”고 손을 맞잡기도 했다.
중앙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4·11총선에서 보여줬듯 박 후보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표심을 움직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간담회 등 형식적인 일정보다는 박 후보를 ‘돌리고 돌리는’ 일정 위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충청권 투어 직후 경기 평택, 오산, 수원 등으로 이동해 첫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북수원 홈플러스 앞 유세에선 민생 경제에 불만이 높은 수도권 민심을 고려해 “중산층을 재건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무책임한 변화로 혼란과 분열로 갈 것인지 아니면 책임 있는 변화로 쇄신과 발전으로 갈 것인지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남경필 중앙선대위 부의장과 김을동 의원 등이 출동했다. 마트를 찾았다가 멈춰 선 200여 명의 시민은 유세차량에서 떨어져 구경하듯 박 후보의 유세와 지지자들의 반응을 지켜봤다.
한편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조만간 박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27일 비공개로 심 전 대표를 만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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