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구-광주전에서 광주가 0-2로 패하며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광주 선수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대구|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트위터@seven7sola
대구에 0-2… 최종전 이겨도 역전 불가
입대 앞둔 백종환 백만달러짜리 폭죽
성남 꺾은 강원, 승점 46 강등권 탈출
군 입대를 앞둔 강원 미드필더 백종환(27)이 팀을 살렸다. 전반 43분, 지쿠의 패스를 받은 백종환의 오른발이 번쩍였다. 이 순간 강원과 광주의 운명이 엇갈렸다. 광주는 피눈물을 흘렸고, 강원은 지옥에서 살아남았다.
광주의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광주는 28일 K리그 43라운드에서 대구에 0-2로 졌다. 같은 날 강원은 성남 원정에서 백종환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대전은 전남에 1-3으로 패했다.
강원은 전반 9분 만에 기회를 잡았다. 김종국이 성남 박진포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웨슬리의 페널티킥이 성남 하강진에게 막히며 땅을 쳤다. 그 시간 광주는 대구에 뒤지고 있었다. 강원은 자력 강등 탈출을 위해 딱 1골이 필요했다. 전반 43분, 백종환이 결정지었다. 지쿠의 패스를 받아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백종환은 올 시즌 끝나고 상주상무에 입대한다. 그는 울산 이근호, 서울 하대성과 인천 만수북초-부평중·고 동창. 셋은 시즌 중 거의 매일 연락할 정도로 친하다. 백종환은 이근호와 하대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 시즌 35게임을 뛴 실력파 미드필더. 가장 중요한 순간 백만 불짜리 결승골로 팀을 구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입대할 수 있게 됐다. 광주는 유고 출신 장신(201cm) 골게터 복이가 경고누적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주전 수비수 이용과 정우인도 부상 중인 게 뼈아팠다. 전반 26분과 후반 16분, 연달아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강등 확정 후 고개를 숙인 광주 최만희 감독의 어깨는 유난히 더 쓸쓸해 보였다.
반면, 강원 김학범 감독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는 올 7월 최하위 강원을 맡았다. 2008년 11월 성남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4년 간 외인으로 살던 김 감독은 K리그 지도자의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강원 감독을 수락했다. 쉽지 않았다. 강원 남종현 사장이 사표를 내고 수당이 밀리는 등 팀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도 뚝심 있게 팀을 강등권에서 구해내 또 한 번 지도력을 인정받게 됐다.
성남|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대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