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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해체 위기 어린이야구단… ‘구원투수’ 나선 어느 호텔

입력 | 2012-11-27 03:00:00

인천시 지원 끊긴 초등학생 ‘리틀 야구단’
하얏트리젠시 호텔 후원으로 운영 정상화




‘인천시 리틀 야구단’ 선수단이 25일 인천 중구 운서동 체육공원에서 친선경기를 마친 뒤 하얏트리젠시인천호텔 임직원들(파란색 유니폼)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시리틀야구단 제공

“지난 2년 동안 어느 누구도 관심조차 주지 않았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생색도 나지 않는 유소년 야구팀에 성원을 보내 준 호텔 측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매서운 칼바람이 불던 25일 오후 인천 중구 운서동 체육공원에서는 뜻깊은 야구경기가 열렸다. 2년 전 송영길 인천시장 취임 후 시의 예산 지원이 끊기면서 야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인천시 리틀 야구단’ 선수와 학부모들이 첫 후원 기업인 하얏트리젠시인천호텔(총지배인 애덤 심킨스) 임직원들과 친선 야구경기를 치른 것.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인천시 리틀 야구단’은 지난 2년 동안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07년 7월 창단한 인천시 리틀 야구단은 인천의 서쪽 지역(부평구 서구 계양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현재 인천에는 8개 초등학교 야구팀이 있는데 남구와 중구, 남동구, 연수구 등 동쪽에 위치한 까닭에 부평구 산곡동에 사는 학부모들이 중심이 돼 아마추어 야구팀을 창단했다.

2009년과 2000년에는 인천시체육회로부터 1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으면서 경기력이 향상돼 2010년 제8회 용산구청장기 전국야구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인천시의원이던 최만용 인천시 리틀 야구단 단장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예산 지원은 끊기고 말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1년에 400만 원어치의 야구용품을 지원받는 것으로는 팀을 운영하기 어려웠다. 학부모들은 십시일반 돈을 거둬 대회에 출전해야 했다.

그러다 올 초 이 같은 사정을 접한 하얏트리젠시인천호텔이 후원을 결정하면서 운영이 정상화됐다. 이들은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뜻에서 친선 야구경기를 열었다. 리틀 야구단 선수의 학부모(아버지)와 호텔 직원 간의 첫 경기는 끝내기 안타를 친 호텔 팀이 6-5로 이겼다. 이어 치러진 리틀 야구단과 호텔 직원들 간의 경기는 8-5로 야구단이 승리했다.

최은규 군(11·영선초교 5학년)은 “영국인인 호텔 총지배인까지 선수로 뛰며 리틀 야구단 선수들을 격려해 줘 무척 고맙고 즐거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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