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아라빈드병원의 승승장구 비결
DBR 그래픽
○ 예방할 수 있는 장애를 없앤다
일명 ‘닥터 V’라고 불리는 인도인 의사 고빈다파 벤카타스와미가 아라빈드 병원을 설립한 목적은 ‘예방할 수 있는 장애를 없애는 것’이었다. 백내장은 우리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생기는 병이다. 투명한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시력을 쉽게 되찾을 수 있다. 문제는 인도의 극빈층이 이런 간단한 수술마저 받을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수술비용은 약 100달러에 달하는데 인도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430달러(1980년 기준)에 그쳤다.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인도인은 전체 환자 중 50%에 불과했다. 결국 인도의 저소득층은 간단한 백내장수술을 받지 못해 실명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가난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악순환을 겪었다. 이런 사회적 문제에 주목한 닥터 V는 적절한 안과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수립했다.
광고 로드중
닥터 V는 맥도널드의 표준화된 햄버거 생산 공정에 착안해 표준화 분업화된 백내장수술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혁신적인 시스템 개선을 이뤘다. 수술실에는 두세 대의 수술대가 설치되며 의사 1명에 간호사 4명 이상으로 구성된 두세 조가 수술을 진행하도록 했다. 수술대 사이에는 회전이 가능한 커다란 현미경 하나가 설치돼 있다. 즉, 의사가 한쪽 환자의 수술을 마치면 현미경을 돌려 곧바로 다음 수술을 시작할 수 있게 동선을 짰다. 또 수술대에서 의사가 중요한 부분(예: 인공수정체 교체)의 수술을 끝내면 간호사들은 난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나머지 수술을 수행하는 분업화된 프로세스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수술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햄버거 대량생산 시스템과 유사한 백내장수술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 오로랩과의 제휴 통해 저가의 인공수정체를 개발하다
이 밖에 닥터 V는 수입에 의존하던 고가의 인공수정체를 고품질의 저가 인공수정체로 대체해 수술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여기에는 사회적 기업가인 데이비드 그린이 1992년에 설립한 오로랩의 공이 컸다. 오로랩은 당시 한 벌에 150달러에 달하는 인공수정체의 가격을 단 10달러로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 오로랩은 출범할 때부터 아라빈드와 제휴하고 병원 옆에 최첨단 백내장 수술렌즈 생산시설을 세웠다. 그리고 부유층에는 제값을 받지만 저소득층 환자에게는 무료로 렌즈를 제공했다. 이로써 아라빈드 병원은 미국에서 1800달러에 해당하는 백내장수술 비용을 18달러로 낮추는 혁신적인 비용구조를 달성했다.
○ 사회적 기업의 성공에는 가치 공유 혁신이 필요하다
광고 로드중
아라빈드 병원처럼 기술집약적 사회적 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소는 ‘가치 공유 혁신(Value sharing innovation)’이다. 기술 혁신의 궁극적 목적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있기 때문이다. 가치 공유 혁신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크게 ‘극복해야 할 사회적 문제의 구체화→가능한 기술 자원을 활용해 해결 방안 수립→파트너십 구축 등 실행 방안 검증→지속적 성장을 위한 자원 확보’ 등의 단계적 접근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라빈드 병원은 백내장수술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에 무료로 수술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사업 초기부터 명확하게 설정했으며 맥도널드의 운영방식을 도입해 해결책을 마련했고 오로랩과 파트너십을 맺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주성 KAIST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광고 로드중
삼성SDI의 환골탈태
▼ 케이스 스터디
유용성에 재미를 입혀라
▼ 메타트렌드 아이디어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