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세계 증시 붕괴, 한국도 50% 폭락 가능성”
1980년대 말에 일본 경제 장기불황을 예측했던 해리 S 덴트 박사(사진)는 심각한 경제 버블의 후유증을 겪는 미국인들의 고통을 ‘패티’라는 여성의 사례를 들어 이렇게 설명했다. 경제예측연구소 HS덴트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향후 10년간 세계경제는 지금보다 더 깊은 경기 하강과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겪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내놓았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신증권 인베스트포럼 2012’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덴트 박사는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 감축과 과도한 부채라는 두 가지 요인으로 2013∼15년에 역사상 최대 부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서양 국가들에 비해 위험이 적은 편이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아 대외 여건 악화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이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는 2015년 말쯤 지금의 50% 수준인 950 선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때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수출 대신 내수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겨울’을 견디기 위한 전략으로 △소득 대비 부채를 줄이고 △채권에 투자하는 한편 주식 투자는 2014년 이후를 고려하며 △지금의 일자리를 지키라고 조언했다. 이어 2023년 이후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남미 등 신흥(이머징) 국가들이 주도하는 경제 붐이 이어지고 이후 약 80년간은 다시 겨울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덧붙였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