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저득점 현상’ 갈수록 심화
프로농구의 ‘저득점 현상’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당시 평균 득점은 95.5점이었지만 이후 계속 하락해 지난 시즌에는 76.7점까지 떨어졌다. 이번 시즌은 19일 현재 73.9점에 머물고 있다. 농구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수비 농구를 구사하는 팀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6시즌 동안 최다 평균 득점을 기록한 팀이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한 경우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반면에 강한 수비를 선보이며 최소 평균 실점을 기록한 팀은 여덟 차례 1위를 차지했다(표 참조). “수비 농구는 재미없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일부 감독은 “수비 농구는 우승을 가져올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수비 농구=승리’라는 공식이 성립된 배경은 무엇일까.
○ 진화를 거듭하는 수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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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의 변화도 수비 농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비자 3초 룰(수비자가 페인트 존 안에서 3초 이상 머물지 못하는 규칙)을 폐지했다. 골밑 수비가 강화되자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공격력이 좋은 센터들이 힘을 못 쓰고 있다. 결국 골밑 슛보다 득점 확률이 낮은 외곽 슛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득점력 저하로 이어졌다.
○ 제자리걸음 중인 공격력
공격 전술은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단기간에 공격 기술을 발전시키기 어렵다. 전창진 KT 감독은 “공격은 타고난 감각이 필요하다. 프로 선수에게 공격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수비는 어느 정도 큰 틀을 잡아주면 쉽게 좋아질 수 있다. 또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선수 개개인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짠물 수비’로 역대 최소 평균 실점(67.9점)을 기록한 동부의 강동희 감독은 “선수들의 기술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공격 농구를 구사하기보다는 상대가 득점하지 못하도록 수비를 강화하게 된다”며 “공격력 강화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기술을 연마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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