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과 손잡고 공청단 고립작전”홍콩紙 “中 상무위원 유력 왕양 - 리위안차오 탈락시켜”
15일 선출된 제18기 상무위원들은 형식적으론 보수 성향인 태자당 3명과 상하이방(상하이 관료 출신 그룹) 2명, 개혁 지향인 공청단파(공산주의청년단파) 2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청단파인 류윈산(劉雲山) 중앙선전부장이 상하이방의 좌장인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강력한 후원 아래 이번에 상무위원으로 선출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력 판도는 6 대 1로 보수가 개혁을 압도하는 구도다. 중국의 3대 정치계파인 상하이방, 태자당, 공청단파는 정치 및 사회 개혁, 분배 문제 등을 둘러싸고 17기 중앙정치국 때와 달리 18기엔 상하이방과 태자당이 한 무리가 되고 공청단이 고립되는 형세로 변하고 있다.
홍콩 밍(明)보는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결과의 근본 원인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도했다. 공청단파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정치개혁론자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태자당 선두 주자 중 한 명이던 보 전 서기에 대해 출당은 물론이고 사법처리까지 단행하기로 하자 태자당 원로들은 이를 자신들에 대한 정치적 공습이 시작된 것으로 여겼다. 보 전 서기에 대한 조사가 어느 선까지 확대될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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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산(王岐山) 신임 상무위원이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맡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부총리로 예정돼 있었지만 왕양이 기율위 서기를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일단 그를 상무위원에서 제외한 뒤 태자당인 왕 위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는 것. 원로들은 특히 보시라이 사태를 촉발한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시 공안국장이 기율위 조사를 받으면서 태자당의 비리를 대거 발설했기 때문에 기율위를 장악한 뒤 관련 내용을 영원히 묻어 두는 게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고 설명한다.
미국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16일 공청단파인 리커창이 차기 총리로 내정됐지만 보수파에 포위당할 것이며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수많은 ‘소(小)군주’를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