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딸 남기고… “민가 피하려 조종간 끝까지 잡은 듯”국산 초음속훈련기 첫 추락… 작년 결혼 김완희 대위 숨져주민들 “하늘서 불 붙어”… 야산 떨어져 반경 300m 잔해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 소속 T-50B 항공기가 15일 강원 횡성군의 한 야산에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순직했다. 사고기는 산산이 부서져 형체를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T-50B는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모체로 개량한 최신예 기종이다(작은 사진). 연합뉴스·횡성소방서 제공
공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15일 오전 10시 23분경 또 다른 T-50B 1대와 함께 강원 원주기지를 이륙한 지 5분 만인 10시 28분경 기지에서 약 9km 떨어진 횡성군 횡성읍 내지리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기체에 타고 있던 김완희 대위(32·공사 51기)는 비상탈출을 하지 못하고 조종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03년 공군 소위로 임관한 김 대위는 F-5 전투기 교관을 거쳐 지난해 9월부터 블랙이글 조종사로 활동해 왔다. 그는 오산 ‘에어파워 데이’, 국군의 날 행사 등 모두 아홉 차례 에어쇼 공연에 참가한 베테랑 조종사였다.
순직한 T-50B 조종사 김완희 대위. 7월 부대에서 열린 조종사의 날 행사 때 딸을 안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은 최차규 참모차장(중장)을 본부장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전투기 잔해 수거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으로 블랙이글의 에어쇼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2006년 5월에도 블랙이글 소속 A-37 항공기 1대가 수원비행장에서 곡예비행 중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순직했다. 이후 블랙이글은 국산 최신예 기종인 T-50B로 바꿔 2010년 10월부터 비행을 재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원주=이인모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