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내기를 걸어라 ②규칙을 바꿔라
DBR 그래픽
○ 입장차 좁히려면…
물건이든 부동산이든 기업이든, 돈이 오가는 협상에서 서로 다른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자주 활용되는 방법으로 ‘내기 걸기’가 있다. 예를 들어 땅을 팔려는 사람 A가 있다고 하자. A가 소유한 땅의 시세는 현재 3억 원 정도다. 하지만 A는 믿을 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인근에 5년 내 지하철역이 들어설 것이라는 정보를 들었다. 따라서 현재는 3억 원이지만 역세권임을 감안해 5억 원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땅을 사려는 사람 B의 생각은 다르다. 지하철역이 들어올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현재 가치인 3억 원이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협상을 못하는 사람들은 대개 양측이 제시한 가격의 중간 수준에서 대충 합의하려고 한다. 하지만 협상의 고수는 다르다. 미래 상황에 대해 내기를 걸어 양측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어낸다. 즉, ‘현재 가격인 3억 원으로 거래하되 5년 내 지하철역이 개통되면 B가 A에게 2억 원을 추가로 지불한다’는 조항을 넣는다. A는 5년 안에 2억 원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에, B는 시세대로 땅을 샀기 때문에 모두 만족한다. 이처럼 내기를 잘 활용하면 협상 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창의적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다.
○ ‘제로섬 협상’이라면…
1973년에 시작된 해저 광물 채굴권 협상은 유엔의 큰 골칫거리였다. 태평양 등 공해상 심해에 묻혀 있는 희귀 광물 개발권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채굴을 하려면 어떤 나라가 어느 지역을 개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국가별 이해관계가 얽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대상 해역의 절반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컨소시엄이, 나머지 절반은 후진국 컨소시엄이 갖기로 했다. 하지만 구역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놓고 또다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이때 제시된 해결책이 ‘선진국 기업 컨소시엄이 구역을 반으로 나누고 후진국 컨소시엄이 이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선진국은 최대한 공정하게 구역을 나눌 수밖에 없다. 자칫 후진국 컨소시엄에 노른자위 지역을 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창의적 대안으로 10년을 끌던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됐다.
○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틀을 깨뜨려라
탁자 위에 동그란 달걀을 세울 방법은? 콜럼버스가 그랬던 것처럼 달걀 한 면을 ‘깨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달걀을 깨선 안 된다’는 룰을 바꾼 사실이다.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틀 속에서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다. 프로 협상가가 되려면 정해진 틀을 벗어나 협상의 규칙을 바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주어진 틀에서만 생각하면 누군가는 손해 보고 양보해야 한다. 답이 보이지 않을 땐 협상의 룰을 바꿔야 한다.
최철규 HSG 휴먼솔루션그룹 대표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6호(2012년 1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수익창출 성공한 사회적 기업들
▼스페셜리포트
심리적 합병이 M&A 성패 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