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은 자리를 막론하고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리더다. 권위를 내세우거나 폼을 잡지 않지만, 굳은 심지로 묵묵히 팀을 이끌어왔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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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의 리더십을 말한다
1. 사람 좋으면 꼴찌라고?
2. 귀가 왜 2개인지 아십니까?
3. 기다리면 복이 오나니
4. 미소 속에 숨은 승부욕
5. 변하면 류중일이 아니다!
밥·술 남기는 것 싫어하는 서민형
술자리도 법인카드 대신 직접 계산
“감독 권위? 정 많고 예의바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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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감독은 자신보다 나이 많은 코치와 구단 직원에게는 지금도 사적으로 만나면 “형”이라고 부른다. “형, 진짜 고맙다”, “형, 나 좀 도와주소”라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곤 한다. 1987년 입단동기인 김정수 매니저에겐 친구로서 농담과 부탁을 하곤 한다.
소탈한 겉모습처럼 그의 살아가는 모습은 서민형이다. 정도 많다. 여전히 식당에서 밥 남기는 것 싫어하고, 술집에서 소주 남기는 것 싫어한다. 구단에서 법인카드를 주지만, 좀처럼 잘 쓰지 않는다. 구단 직원이나 코치 몇 명과 어울려 소주잔을 기울일 때면 “제가 낼게요”라며 법인카드 대신 자신의 개인카드로 계산한다. 기자들과 상대하면서도 마찬가지다. 선수나 코치 시절부터 남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즐겼던 그는 감독이 된 뒤에도 한결 같은 모습으로 기자들을 대한다.
한 구단 직원의 말이다. “감독님은 경기에 진 다음날 덕아웃에서 기자들과 얘기하는 걸 힘들어하실 때가 많다. 기자들은 감독님이 늘 같은 모습이니까 잘 모르겠지만, 덕아웃으로 나가기 전 감독실에서 혼자 ‘오늘은 또 뭘 말해줘야 하노?’라면서 끙끙 앓을 때가 많다. 그런 다음에 덕아웃에 나가면 또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기자들과 얘기를 나눈다.”
류 감독은 그동안 스포츠계를 장악한 명장들과는 다소 다른 유형의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어가고 있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강력한 리더십과는 대척점에 있다. 동네 형이나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 그는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리더다. 어쩌면 특별함보다는 평범함에 가깝다. 그러나 그 평범한 속에 진리가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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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