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포의 대가였던 조조.
‘삼국지’의 조조는 날카로운 분석과 예상치 못한 전략 전술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이런 조조가 메타포의 대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조조의 메타포를 이해하는 유일한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참모 양수였다. 어느 날 조조는 부하들에게 정원을 만들라고 명령했다. 며칠 후 다 만들어진 정원을 둘러본 조조는 정원 입구의 문에 ‘活(활)’이라는 글자를 써 놓은 후 돌아갔다. 많은 사람은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유일하게 양수만이 ‘문(門)에 활(活)이라는 글자가 있으니 闊(넓을 활)이 아닌가’라며 “승상(조조)께서 정원이 너무 넓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니 크기를 줄이게”라고 말했다.
또 어느 날 조조는 부하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술 한 병을 선물 받았다. 조조는 한 모금 마신 후 병에다 合(합)자를 써 놓은 뒤 부하들에게 줬다. 이에 대해 양수는 “합(合)이라는 글자를 나눠서 써보면 일인일구(一人一口)가 되니, 모두 한 모금씩 나눠 마시게”라고 말했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