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저승사자 무영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연기자 한정수. 남성미 넘치는 외모에 유쾌한 성격의 그는 또 다른 변신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아듀! ‘아랑사또전’…조금 덜 완벽했던 저승사자 한 정 수
데뷔 10년동안 출연작 절반이 사극
연기하면서 수염 한번도 자른적 없어
‘아랑사또전’ 제대로 빛 못본 건 내 탓
장난 많은 나…코믹연기 하고 싶죠!
“연기 시작 후 수염을 깎아본 적이 없네요.”
“매번 비슷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한다지만 개인적으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해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겉모습이 워낙 이래서 사극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가볍고 밝은 장르도 좋아한다.”
그는 “따지고 보면 내가 웃긴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줄 기회가 적었다. 그렇다고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정수의 말처럼 그가 ‘재밌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항상 근엄하고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했기에 실제 모습도 그럴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한정수는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라며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사극이었지만 조금 덜 완벽한 캐릭터 저승사자 무영으로 출연했던 ‘아랑사또전’ 방송을 앞두고 한정수는 시청률 40%를 자신했다. 하지만 화제만큼 빛을 받지 못했다. 그는 “가장 기대를 많이 했던 작품이다. 현장 분위기, 스태프, 배우들 모두 좋았는데 너무 아쉬움이 크다. 내가 가장 못했기 때문이다”며 저조한 성적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한때 한정수는 ‘21세기 인류의 화두는 무엇일까’라는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오랜 생각 끝에 대중문화라는 답을 찾아냈다. 대중문화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영화와 관련된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내공이 쌓이면 시나리오 쓰기에 도전하고 싶다”며 자신의 가치관을 글로 표현하고 싶은 또 다른 꿈을 꿨다.
한정수. 사진제공|MBC
알고 보면 재밌는 사람인 한정수는 ‘인류의 행복’이라는 거창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내가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항상 자신에게 던진다는 그는 세상에 0.00001%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자기 한 몸 희생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나도 남들처럼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고 싶다. 주변의 그런 사람을 보면 ‘네가 정말 부럽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래서 단순해지려고 많이 노력했다. 지금은 옛날보다 나아졌다. 차라리 술이라도 마실 수 있으면 술 한 잔에 모든 걸 털어 내고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