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코엑스서 채용박람회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구직자들이 외국계기업 부스를 둘러보며 채용정보를 살피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독일계 기업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의 피터 클뢰핑 인사관리(HR)담당 부장은 한국학생들을 평가해보라는 요청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국 구직자들은 머리가 좋고 예의가 바릅니다. 하지만 독일 엔지니어들과 비교해 실력이 떨어집니다. 훈련시키는 시간과 비용도 너무 많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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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국계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이런 인기를 마뜩찮아 하는 눈치였다. 한 인사담당 상무는 “외국계라고 해도 결국은 한국인이 대다수인 한국기업인데 너무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는 실무에 바로 투입할 인재가 필요하고, 그럴듯한 스펙(경력사항)은 오히려 입사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 외국계 기업은 인재 선발의 제1조건으로 ‘적극성’을 꼽았다. 지난해 스위스계 계측기 생산업체인 엔드레스하우저에 입사한 송화영 씨(28·여)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지난해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인사팀을 사로잡아 취업에 성공했다. 송 씨는 “회사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직접 전화를 걸기도 했다”며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려면 직접 문을 두드리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수”라고 귀띔했다.
외국계 기업 대부분은 공채 대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인력을 뽑는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한다. 듀폰코리아 김아진 인사부 차장은 “취업을 원하는 기업에 이력서를 보내면 회사는 사람이 필요할 때 받아놓은 이력서를 검토한다”며 “공을 많이 들이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일수록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이름에만 매달려 취업하려는 태도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외국계 기업 가운데에는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속 있는 곳이 많다. 반면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기업들 중에는 대우가 형편없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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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