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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경선4人 조찬에 孫 불참… 文, 부랴부랴 별도 오찬회동

입력 | 2012-10-24 03:00:00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운데)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당내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정세균 전 대표(오른쪽)와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를 만난 뒤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문 후보는 손학규 상임고문과는 이날 별도의 오찬 회동을 가졌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3일 경선 과정에서 경쟁했던 정세균 의원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그리고 손학규 상임고문을 잇달아 만났다. 당초 단일화 국면을 앞두고 ‘4자회동’을 통해 단합을 과시한다는 구상이었지만 ‘일정 조율’이 매끄럽지 않아 오전에는 정 의원, 김 전 지사와 만난 뒤 손 고문과는 별도로 오찬 회동을 했다.

이에 앞서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21일 ‘주간 일정’을 발표하면서 ‘23일 4자 회동’을 공지했다. 그러나 23일 오전 7시 54분 문 후보 측은 ‘오전 9시 3자 회동’이란 문자메시지를 출입기자들에게 보냈다.

문 후보는 3자 회동에서 “손 고문도 모시려 했는데 연락을 못해서 다음에…”라며 겸연쩍어했다. 노영민 후보비서실장이 이날 새벽 손 고문의 경기 성남시 분당 자택을 찾아 참석을 요청했지만 손 고문은 불참했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사전 조율도 없이 일정을 발표할 수 있나”라며 “9월 22일에도 문 후보는 손 고문과의 조찬회동에서 ‘내가 후보가 된 건 시대정신’이라고 해 상처를 줬다. 왜 자꾸 등을 돌리게 하나”라고 비판했다. 손 고문과의 회동 불발에 따른 논란이 확산되자 문 후보 측은 급히 오찬 회동을 성사시켰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이 소식을 알리며 “당내 단합의 결정판”이라고 했지만 당 안팎에선 문 후보 측의 ‘불통(不通)’ 사례라는 비판이 나왔다.

1시간 40분간의 회동 뒤 우 단장은 “손 고문이 ‘적극적으로 돕겠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의연하게, 여유를 갖고 대처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손 고문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선 “스스로 정치역량에 맞게 활동할 것”이라고만 했다. 문 후보가 강원·충청을 맡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손 고문은 답을 주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손 고문 측 관계자는 “문 후보를 돕긴 하겠지만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전 3자 회동에서 김 전 지사는 부산·울산·경남을, 정 의원은 전북 등 호남을 맡기로 했다. 그러나 김 전 지사도 “여건상 문 후보를 돕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인 28일엔 전북 전주, 광주, 전남을 방문하기로 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호남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며 “앞으로는 자주 호남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권력기관 바로 세우기’ 정책간담회를 열고 검사의 청와대 파견근무 금지 등을 골자로 한 ‘검경 개혁 방안’을 내놓았다. 문 후보는 “한국 사회는 검찰이 지배하는 단계”라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 개혁 방안’으로는 검사의 청와대 파견 근무를 금지해 청와대와 검찰의 관계를 공개적인 관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시절에도 윤대진 대검 중수2과장 등이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으로 일했다. 또 정부 파견 검사제(현재 20여 명)도 전면 재검토해 법률 수요가 있는 곳에는 민간 법률전문가가 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파견 검사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검사로 하여금 수사와 기소에 책임을 지는 인사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무죄 선고 시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뜻이다. 문 후보는 “정치적 목적의 부당한 수사나 기소, 봐주기식 수사에 대해 진실과 원인을 규명하겠다”며 인적 쇄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기존 공약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직접수사 기능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도 포함됐다. ‘경찰 개혁 방안’으로는 “일선 경찰서 정보조직(정보과)을 폐지하고 그 인력을 민생치안 분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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