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단계적으로 도입유로존 구제기금 ESM서 은행에 직접 자금지원 가능
EU 정상들은 18,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담이 끝난 뒤 “ECB를 통해 유로존 은행들을 감독하는 단일 감독 체계를 내년에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상들은 이 감독기구의 설립 및 시행에 대한 시기는 구체적으로 못 박지 않았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시행시기를 확정하는 문제는 다음 달 12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EU 집행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단일 감독기구가 2014년 1월부터 6200여 개의 은행에 대한 완전한 감독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간에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이견이 많다”며 감독기구 출범까지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헝가리나 영국 등 비유로존 국가들은 단일 감독 체계에 들어가지 못하는 자국 은행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것처럼 평가돼 자금인출 등의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또 정상들은 단일 은행감독 체계가 가동에 들어간 뒤부터 유로존의 항구적인 구제금융 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가 회원국 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문제 은행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 경우 구제금융이 해당국의 부채로 잡히지 않아 은행 위기가 국가의 부채 위기로 번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ESM의 직접적인 은행 지원을 원했던 스페인 정부의 요구는 사실상 무산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EU는 일단 단일감독 체계가 마련되면 유로존 공동 예금자 보호, 부실은행에 대한 워크아웃 및 청산 체제를 마련해 은행연합의 형태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27개 회원국의 의회 승인이 필요해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