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눈물 정치’의 덕을 본 적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3위에 머물고 당 소속 의원이 이탈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문성근의 지지 연설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그 모습이 TV 광고로 제작돼 그의 인간성을 부각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박근혜 후보는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핵과 ‘차떼기당’ 역풍에 시달릴 때 천막당사 출범 소감을 밝히는 눈물의 TV 연설로 예상외 선전을 이끌었다.
▷정치인의 눈물도 흔해지면 식상한 법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울었다. 지난달 21일 쌍용차 해고 근로자 가족들을 만나 사연을 듣고 울 때만 해도 ‘감성적인 후보’라는 느낌을 줬는데 최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면서 눈물을 훔쳤다는 소식에는 차라리 ‘감상적인 후보’라는 인상이 든다. 남자도 나이가 들면 여성호르몬이 나와 쉽게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중년 남성이라면 굳이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남이 보는 데서 TV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울지 않을까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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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