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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이 상사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낸다. 부서에서 모금하는 돈으로 장학금을 받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초대해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점심식사를 한 바로 다음 날부터 직원들의 업무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더 열성적으로 모금활동에 임한 덕택에 직원 한 명당 한 주에 모금하는 금액이 이전보다 무려 2.7배로 늘어난 503달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위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경제적 인센티브는 직원들의 실적 개선에 효과가 없었다.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게 된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의 소중함과 ‘목적의식(a sense of purpose)’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일이 단순한 기부금 모금 행위가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윤 극대화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부하들을 지속적으로 동기 부여할 수 없다. 경제적 보상은 단기적으로 사람들의 의욕을 높이고 성과를 창출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일 자체에 대한 흥미로움과 내적인 동기를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최근 미국의 경영사상가인 대니얼 핑크는 ‘드라이브’란 책에서 생물학적 동기가 사람의 행동을 지배하는 ‘동기 1.0’의 시대에서 경제적인 보상을 바탕으로 한 ‘동기 2.0’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일이 주는 즐거움 자체에서 사람들의 동기를 유발해야 하는 ‘동기 3.0’의 시대가 됐다는 주장을 했다. 동기 3.0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항목 중의 하나가 바로 목적의식에 기반을 둔 리더십이다.
대니얼 핑크가 이야기하는 ‘퍼포스 맥시마이저’란 개념에 따르면 사람은 경제적 보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자신이 하는 일에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다. 이 과정에 목적의식이 부여되면 훨씬 더 많은 에너지와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목적의식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미 P&G, 지넨텍, 탐스 같은 선진 기업들은 목적의식을 통해 조직에 혼을 불어넣고 있다. 이 기업들은 조직 구성원을 단순한 종업원이 아니라 목적의식에 불타는 전사로 탈바꿈하려 한다. 이처럼 목적이 이끄는 조직으로 변신하면 조직 구성원들은 단순히 돈을 벌고 매출을 늘려 수익을 높이는 일을 하는 ‘종업원’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참여자’로 발전한다. 이는 구성원들의 몰입도는 물론이고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주인의식을 높여준다. 한마디로 조직 구성원들이 목적의식을 공유하면 조직은 ‘그들의 회사’에서 ‘우리 회사’로 바뀌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위대한 리더들은 부하들과 목적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던 ‘퍼포스 맥시마이저’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14호(2012년 10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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