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2의 웅진사태땐 은행 흔들릴라’ 문단속[2]국민은행의 중간배당[3]인수가격도 거품 논란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7일 “권혁세 금감원장이 최근 KB금융의 ING생명 인수 타당성과 자금여력 등을 살펴보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며 “계약이 끝나면 감독기관이 할 수 있는 게 없어 계약 이전에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 웅진사태의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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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원장은 최근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웅진그룹 사태 같은 기업 부문의 위험이 커지고 있어 은행의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졌다”며 “은행들은 배당을 많이 하거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대형 M&A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이 인수자금을 마련하려고 국민은행으로부터 1조 원의 중간 배당을 받으려 한 것도 금융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이 9569억 원인 만큼 KB금융에 배당규모를 5000억 원 수준으로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 KB금융에 부담으로 작용할 듯
KB금융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ING생명을 인수한다는 금융 당국의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ING생명의 인수 가격은 2조5000억∼2조7000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ING생명 한국법인은 2011회계연도 수입보험료가 4조1000억 원, 자산은 21조 원으로 생보업계 5위다.
ING생명이 지난해 2410억 원의 순익을 올린 알짜 기업이긴 하지만 올해 매물로 나온 우리금융과 비교하면 과대 평가됐다는 시각이 많다. 은행과 보험회사의 기업 가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자산 400조 원이 넘는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데 드는 돈이 7조 원 정도로 추산됐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거론되는 인수 가격은 적당하지 않다는 게 금융당국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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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ING생명 가격이 비싼 것은 ING의 브랜드 가치와 설계사 조직 때문인데, KB로 인수되고 나면 ING 간판을 사용할 수 없고 설계사 조직도 그대로 남아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현재 거론되는 인수 가격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ING생명을 인수하면 영업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KB금융그룹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고 있다. 금감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ING생명이 KB금융으로 넘어가면 설계사 조직이 올해 초에 이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진영 기자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