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예술가 200명 70여곳에 새 둥지 틀어
지난달 서울시 창작공간 문래예술공장이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연 프로젝트 ‘문래58번 지 골목을 아시나요?’를 찾은 시민들이 철공소 ‘세현정밀’ 안에서 작가와 철공소 사장 이 함께 기획한 전시를 즐기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930∼80년대 방직공장과 철재공장이 1000곳 넘게 자리 잡으며 산업화의 페달 역할을 했지만 1990년대 들어서며 공장들이 수도권 밖으로 떠나자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이런 ‘과거의 공간’으로만 머물렀던 문래동이 최근 5, 6년 새 ‘현재 진행형’으로 변하고 있다. 대학로나 홍익대 인근의 비싼 임대료에 밀려 문래동의 빈 공장 터로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이곳에 예술을 꽃피우고 있는 것. 200여 명의 작가가 작업실 70여 곳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처음에는 “돈도 안 되는 예술이 이 동네에 왜 필요하냐”며 탐탁지 않아 했던 동네 철공소 사장들도 변하기 시작했다. 소규모 전시가 철공소 골목 곳곳에서 열리고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3년 만에 이곳에서 철공소 사장들과 예술가들이 직접 기획해 만든 예술 전시 ‘커먼그라운드 프로젝트’가 최근 열렸다. 작가들은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로 철공소에서 일하며 기계와 친해졌고 철공소 사장들은 이들과 소통하며 예술에 눈을 떴다. 수시로 함께 모여 세미나를 열고 전시회를 준비했다. 예술가들은 철공소 바닥에 널린 쇳가루로 그림을 그리고 용접 기술을 배워 작품을 만들었고 철공소 사장들은 예술가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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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은 이처럼 철공소 사장 등 지역 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협업할 수 있는 예술 프로젝트를 꾸준히 열 계획이다. 이달에는 문래동에서 열리는 공연과 전시가 많다. 13일에는 오후 1∼7시 ‘2012 오픈스튜디오 문래’ 프로그램을 열어 문래동 일대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개방하고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무료. 19∼21일에는 문래예술공장 2층 박스시어터에서 즉흥음악 페스티벌 ‘닻올림픽’을 연다. 1일 2만 원, 전일 5만 원. 문의 문래예술공장 02-2676-4300. 문래동 대안예술공간 정다방프로젝트에서 여는 개인전시회와 영화제에 관한 정보는 홈페이지(jungdabang.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