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건물 8751억원에 매입 “마트-영화관 등 복합개발”
인천시는 27일 신세계 인천점 터를 포함한 인천종합터미널 땅(7만7815m²·약 2만3540평)과 건물(연면적 16만1750m²·약 4만8930평)을 8751억 원에 롯데쇼핑에 팔기로 하고 투자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매매대금의 10%를 은행 영업일 기준으로 10일 안에 납부하고, 12월 본계약을 체결한 뒤 나머지 돈은 내년 1월 31일까지 내기로 했다.
신세계는 롯데가 사업성이 좋지 않아 매입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신세계는 인천점 터와 건물만 사려고 했기 때문에 터미널 전체를 매각하려는 인천시와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1000억 원 넘게 들여 리뉴얼을 진행한 상황에서 롯데가 들어오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백화점뿐 아니라 마트, 디지털파크, 영화관 등 도심 복합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매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1997년 문을 연 신세계 인천점은 전국 신세계 점포 가운데 강남점과 본점, 센텀시티점에 이어 매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인이 인천시에서 롯데로 바뀌면 신세계는 임대차계약 만료 시점인 2017년까지 롯데에 임차료를 내다가 이후에는 점포를 내주고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지난해 리뉴얼하며 증축한 약 1만6530m²(약 5000평)과 주차타워는 2031년까지 임대차계약이 돼 있지만 2017년 이후에는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통업계는 백화점 톱3 사이의 생존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는 특히 강남점과 광주점 등 주요 점포가 남의 건물을 빌려 쓰고 있어 쉽게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