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여박물관 특별전 ‘백제인의 얼굴, 백제를 만나다’는 3D 입체영상으로 복원한 백제인의 얼굴과 기와, 불상, 회화 등 다양한 백제 유물을 선보인다. 국립부여박물관 제공
‘백제인의 얼굴, 백제를 만나다’는 내년 1월 13일까지 충남 부여군 국립부여박물관에서 열린다.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복원된 백제인의 얼굴과 기와, 불상, 회화 등 백제인의 숨결이 담긴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얼굴 복원은 문화재 디지털복원 전문가인 KAIST 박진호 선임연구원과 조용진 전 서울교대 교수(미술해부학)가 맡았다. 이들은 백제 사신이 그려진 중국 그림 ‘당염립본왕회도(唐閻立本王會圖)’와 충남 부여군 능안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백제 귀족부인 유골을 바탕으로 백제 남녀의 얼굴을 복원했다.
복원된 백제인은 얼굴과 코가 길고 치아가 크며 눈 사이가 좁다. 전형적인 북방계 내륙인의 얼굴이다. 백제 지배층이 고구려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상하가 좁고 좌우로 넓으면서 앞으로 튀어나온 남방계형 이마를 갖고 있는 남성은 ‘혼혈형’ 백제인으로 보인다. 백제 지배층이 토착세력과 혼인을 통해 융화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19세기 초 외국을 표류한 홍어장수 문순득 초상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경남 국립김해박물관에서는 11월 25일까지 ‘나무, 사람 그리고 문화-함안 성산산성 출토 목기’전이 열린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1991년부터 지금까지 발굴 조사하고 있는 신라시대 석축(石築)산성인 함안 성산산성(사적 제67호)에서 출토된 목기를 통해 고대의 목기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11월 11일까지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리는 ‘국원성, 국원소경, 중원경’은 충북 충주시 탑평리 일대에서 출토된 삼국의 유물을 시대별로 나눠 소개한다. 국원성은 고구려가 충주를 남진의 거점으로 활용했을 때의 이름이고, 국원소경은 신라, 중원경은 통일신라 때의 이름이다.
이처럼 최근 특별전이 많이 열리는 이면에는 숨은 이유도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새로운 문화재 발굴이 줄어든 탓에 기존의 발굴 내용을 재조명하거나 그 성과를 알리는 특별전이 늘어난 것. 건물 등을 세우기 위해 건설 계획을 수립하려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지표조사를 실시해 매장문화재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건설이 줄면 매장문화재가 발굴될 가능성도 줄어든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