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서재응(KIA) 선배님 기록이요? 어떻게 넘보겠어요. 완봉승을 2번은 해야 될 텐데.”
불과 이틀 전인 24일, 두산 노경은(28·사진)은 겸손한 미소와 함께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기록을 생각하면 자꾸 이기적이게 된다. 신경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은 24연속이닝 무실점 중이었고, 서재응은 36연속이닝 무실점을 이미 달성한 상황. 넘보기 힘들 만도 했다.
그러나 26일 잠실 한화전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선발 등판한 노경은은 9이닝 동안 한화 주자들에게 단 한번도 홈을 허용하지 않았다. 9이닝 3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1승째(6패). 데뷔 후 2번째이자 시즌 2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연속이닝 무실점도 자연스럽게 33이닝으로 늘어났다.
첫 완봉승을 거둔 뒤 달라진 시선에 대해 “내 인생에도 이런 날이 있구나 싶었다.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던 노경은이다. 그러나 또 한번의 완봉승을 해낸 이제는 ‘어제와 다른 세상’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