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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고 싶어, 갖고 싶어” 밤 12시되자 여성들 그 곳에 몰려와…

입력 | 2012-09-26 20:11:00

“해치지 않아요” 대담해진 누나팬들, 아이돌 향한 야릇한 독백




2PM 초콜렛 광고

"만져보고 싶다" "갖고 싶다" "나쁜 마음" "모니터에 손을 댔다"….

인터넷 연예 사이트 베스티즈의 2PM 게시판에 있는 '누나팬'들의 댓글이다. 연상 여성팬을 뜻하는 누나팬들은 근육을 노출한 2PM 멤버들의 모습을 '플짤'(짧은 순간의 움직임을 플래시 이미지 파일 형태로 만든 것)로 만들어 올리거나 높은 수위의 댓글을 달곤 한다. 이런 활동은 주로 새벽에 이뤄진다.

여성 아이돌 스타의 성인 남성 팬들은 스스로 '삼촌팬'이라 부르며 소녀들을 향한 욕망을 감추기 마련이지만, 이와 달리 성인 여성 팬들은 남성 스타에 대한 성애적 표현에 한층 자유롭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는 최근 출간된 논문집 '두꺼운 언어와 얇은 언어'(문학과지성사)에 실은 논문 '케이팝 아이돌의 성인 팬덤과 정체성 문제'에서 성인 남녀 팬덤의 온라인 담론을 비교하며 "여성이 적극적으로 욕망을 표출하는 모습은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남성 아이돌 그룹이 성년인지 아닌지에 따라 누나팬들이 이들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은 달라진다. 소년다운 이미지를 내세운 미성년(2009년 게시물 기준) 그룹 샤이니에 대해서는 '아가들'이라 부르며 필요 이상으로 '탈성애화한 언술'을 사용했다. 샤이니의 공연 영상에 많이 달리는 칭찬 댓글 중 '우쭈쭈' '궁디팡팡' 등도 멤버들을 아기나 반려동물 취급하는 의태어다. 김 교수는 "아기는 동물이나 요정처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대상"이라며 "어린 멤버들을 좋아하는 데서 느끼는 죄책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누나팬들은 성년이면서 에로틱한 이미지를 내세운 2PM에 대해서는 자정부터 이들의 노출을 중심으로 한 '새벽짤'(새벽에 보는 플짤)을 올리고 성적 욕망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댓글을 달았다. 김 교수는 "어린이·청소년 보호를 위해 누나팬들 스스로 남성 아이돌의 노출 사진을 관리하는 규율을 세운 것이 흥미롭다"고 분석했다. 낮에도 멤버들의 노출 사진을 검색해볼 수 있다는 항의가 나오자 누나팬들은 새벽에만 새벽짤을 올리고 나중에 스스로 사진을 삭제하는 '규율'을 세우고 이를 실천했다는 것이다.

누나팬들이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욕망을 표출하는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남성 아이돌 스타들이 먼저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예를 들어 2PM은 초콜릿과자 광고에서 이들의 사진에 노출된 복근이 초콜릿 같아 한번 만져보고 싶다는 여성들 앞에 마법처럼 나타나 '만져 봐도 된다'고 말한다. 여성 아이돌 그룹이라면 채택하기 어려운 전략이다.

김 교수는 또 "'누나에요, 해치지 않아요'라는 누나팬들의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의 성애적 욕망이 표출되더라도 실제적인 사회적 권력관계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안전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분석했다.

▶[채널A 영상]이모 부대-삼촌 팬, 그들은 X세대

신성미 기자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