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종신 상원의원이자 ‘북한에 관한 상하원 공동위원회’ 의장인 데이비드 올턴 경은 8년 전 유 씨를 만나 충격적인 북한 인권 상황을 전해 들었다. 이를 계기로 탈북자들을 의회 청문회에 초청하면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북한이 항의하자 “내 눈으로 봐야겠다”며 받아쳤고 그 후 4차례 방북해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올턴 경은 본보 인터뷰에서 “악마의 얼굴을 보고서도 침묵한다면 그 역시 악마와 다를 바 없다”고 일갈했다. 한국의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이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부도덕하다는 쓴소리다.
▷남한의 40년 전 개발독재는 거품을 물고 성토하면서 북한의 현재진행형 3대(代) 세습 독재와 인권 탄압은 “북한 내부의 사정을 헤아려야 한다”며 싸고도니 제3자에게서 이런 핀잔을 듣는다. 친북좌파는 북한인권법을 만들자고 하면 “북한을 자극하지 말라”고 반발하고, 반핵(反核)을 외치면서도 북한의 핵실험은 ‘자위권적 조치’라며 두둔한다. 박선영 의원이 올 초 탈북자 강제북송에 반대해 열흘 넘게 단식농성을 벌이는 자리에 진보 인사들은 코끝도 비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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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삼 논설위원 h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