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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전통시장]현대카드·현대캐피탈 ‘드림실현 프로젝트’로 전통시장·자영업 혁신 이룬다

입력 | 2012-09-25 03:00:00

자발·자활·재능기부 3대 사회공헌 원칙 지켜
소상공인 지원 프로젝트 지난해 IDEA 디자인상 수상




 

《“가장 잘하고 싶은 분야는 무엇보다 사회공헌활동(CSR)입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사장 정태영, 이하 현대카드)는 잘하는 분야가 많은 기업이다. 본업인 신용카드 및 여신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사업, 디자인 경영 등 여러 분야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시장을 선도해왔다.

그런데 현대카드는 오히려 가장 잘하고 싶은 분야가 ‘사회공헌(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고 단언한다. 현대카드 CSR실은 2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총집결한 엘리트 조직이다. 현대카드의 소상공인 지원 프로젝트인 ‘드림실현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은 소규모 업체들은 평균 92%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DEA 디자인상을 수상했을 정도다. 전통시장 안의 평범한 가게를 ‘대박집’으로 변신시키는 현대카드 사회공헌 활동의 비결은 무엇일까?》

○ 북한 이탈주민의 성공적인 자활… 산본시장 ‘콩사랑’

북한이탈 주민 박소연 씨가 운영하는 군포 산본시장의 명물인 ‘콩사랑’은 위기에 빠진 자영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카드 제공

경기 군포시 산본시장에는 손님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두부집이 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진 두부만이 자랑이 아니다. 정갈한 간판 디자인과 조화로운 상품 배치, 그리고 한눈에 파악하기 쉬운 상품정보까지…. 한눈에 뉴욕 맨해튼에서나 마주칠 법한 첨단 문화상품이라는 인상을 풍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점포의 주인은 북한이탈주민 박소연 씨(50)다. 2004년 7월 베트남을 거쳐 남쪽으로 넘어온 그녀는 우리가 쉽게 넘겨짚기 힘든 남한 생활 정착 과정을 겪어야 했다.

초기에는 식품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얼마 뒤엔 작은 노점상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새터민에 대한 편견으로 좀처럼 직업적 안정을 이룰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차 미소금융재단의 북한이탈주민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만나게 된다. 제2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의 원인을 깨닫게 된다. 사회적 편견이나 냉대가 아닌 ‘부족한 사업능력’이 원인이었던 것이다.

이에 자극받아 꼼꼼하게 사업설계를 다시 한 덕분에 박 씨는 현대카드의 드림실현 3호점의 대상자로 선정된다. 쉽게 만날 수 없는 행운이었다. 현대카드에서 일하는 인재들로부터 사업 컨설팅, 시설 보수, 인테리어, 간판 디자인, 마케팅 등 가게 오픈과 관련된 전반적인 인프라를 지원받게 된 것이다. 달라진 가게만큼이나 그녀의 인생도 180도 바뀌게 된다.

‘콩사랑’은 전통시장과 어울리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잘 살린 점포 인테리어를 택했다. 흰색과 붉은색이 조합된 간판 디자인은 어디서나 눈에 잘 들어온다. 또한 박 씨가 노점상을 하며 꿈꿨던 가마솥 두부조리대도 설치했다.

마침내 지난해 5월 ‘북한식 손두부’를 직접 만들어서 파는 박 씨의 오랜 꿈이 실현됐다. 오픈 이후 박 씨 가게의 매출은 노점상 운영 때보다 두 배 이상 껑충 뛰었으며, 고소한 북한식 손두부 맛이 소문나며 산본시장의 명물로 떠올랐다.

○ “고기를 잡아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자”

지난해 10월 문을 연 드림실현 1호점(햇빛농원)과 2호점(키다리 아저씨)도 점포 리뉴얼 이전과 비교해서 약 두 배의 매출을 유지하는 성공을 거뒀다.

특히 1호점인 서울 홍제동 ‘햇빛농원’ 과일과게는 분점 오픈을 준비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의 꿈까지 이뤄가고 있다.

드림실현 프로젝트가 여타의 전통시장 프로젝트와 달리 뚜렷한 성공모델을 이뤄낸 비결에는 현대카드 사회공헌 활동이 세운 3대 원칙(자발, 자활, 재능기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대카드는 일단 현대차 미소금융재단을 통해 대출을 받은 전력이 있는 자영업자 중에서도 자활 의지가 강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발해 지원했다.

CSR실을 책임지고 있는 황유노 현대카드 부사장은 “드림실현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기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주의 진심 어린 열정이다”라고 말한다.

현대카드는 프로젝트 비용도 ‘일정액’만 지원한다. 사업주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기술 전수에 주력했다. 아무리 디자인과 외형이 달라진다고 해도 본업의 경쟁력이야말로 성패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6호점 떡집인 ‘떡가다기’를 운영하는 남궁융 사장을 위해 김옥희 ‘여의도떡방’ 떡 명장을 초빙했다. 또한 2호점 분식집 ‘키다리 아저씨’를 운영하는 장두엽 사장을 위해서는 특급 호텔 요리사 출신인 전석균 현대카드 사내식당 조리장이 직접 나섰다. 일종의 재능기부인 셈이다.

황 부사장은 “전통시장 상인과 자영업자의 성공사례를 만들고 이후에는 ‘드림 셰어링’ 프로젝트를 통해 유사한 업종에서 일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성공 사례를 전파하고 싶다”며 “동네의 골목 상권을 활성하고 혁신하는 것이 드림실현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