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스포츠동아DB
선동열 감독, 키플레이어 지목…왜?
밸런스 무너진 양현종, 2군서 땀방울
“내년 선발기용…기본부터 다시 훈련
마운드 재건? 결국은 좌완에 달렸다”
“결국은 양현종이 선발로 들어가 해줘야 해.” 사실상 4강이 물 건너간 KIA 사령탑 선동열 감독은 벌써부터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특히 내년 마운드 구상에서 좌완투수 양현종(24)을 키플레이어로 지목해 눈길을 모았다. 모든 축의 중심은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2009년 12승, 2010년 16승을 거두며 KIA 마운드의 주축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는 듯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군 면제 혜택까지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구위가 실종되면서 7승9패, 방어율 6.18로 무너지고 말았다. 올해도 27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2패2홀드, 방어율 5.06으로 구위를 되찾지 못했다. 선동열 감독은 “아시안게임 이후 컷패스트볼을 연습하려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선 감독은 “특히 양현종처럼 변화구를 던질 때 미는 듯이 던지는 형태의 투수는 변화구를 익히려다 기존 폼을 잃어버릴 수 있다. 나도 일본에서 여러 가지 구종을 익히려다 직구 구속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투수는 구종에 따라 폼이 망가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선 감독은 그러면서 “양현종은 현재 근력도 많이 떨어진 것 같아 2군에서 프로그램에 따라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 일정한 간격의 선발등판 등을 반복하고 있다. 마무리훈련에서 기본부터 다시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에 따라 달라지는 마운드 구상
선동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KIA 지휘봉을 잡자마자 좌완투수에 유난히 심혈을 기울였다. 외국인선수도 좌완투수를 영입하려고 애썼다. 그만큼 KIA 마운드의 구조상 쓸 만한 좌완이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실망스러웠다. 외국인투수 호라시오 라미레스는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 지난해 불펜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심동섭은 10경기 등판 후 탈이 나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선 감독은 “박경태, 진해수도 생각만큼은 해주지 못했다”며 씁쓸해했다.
선 감독은 “결국은 내년에 양현종이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현종이 내년 선발투수로 자리 잡느냐, 아니냐에 따라 전체적인 마운드 보직이 연동된다는 설명이었다. 외국인선수 구성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선 감독은 “소사도 일본 쪽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 재계약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양현종만 좌완 선발로 활약해주면 용병을 마무리투수나 중간투수로 잡을 수도 있다. 아니면 현재로선 앤서니를 마무리로 쓸 구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현종이 내년에도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다면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면 올해처럼 외국인투수도 또 다시 좌완투수를 물색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