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약열기 뜨거운 단지 분석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서 분양한 아파트 ‘월배 아이파크’의 본보기집 앞에 방문객과 ‘떴다방’이 뒤엉켜 있다. ‘착한 분양가’로 입소문이 난 이 아파트는 6.43 대 1의 경쟁률로 청약 접수를 마감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렸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본보기집에는 8월 말부터 주말마다 수만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동탄역 우남퍼스트빌과 위례신도시 송파푸르지오 등은 최고 9.26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됐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청약 열기가 뜨거운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미분양 발생을 막기 위해 가격과 품질 등에서 차별화 전략을 펼친 때문이다.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부동산 시장에서 이 아파트들이 수요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인기비결’은 따로 있었다.
수요자들의 눈길을 끈 첫 번째 요소는 ‘착한 가격’이다.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는 강남생활권인데도 m²당 분양가가 548만 원으로 송파구의 m²당 평균매매가 663만 원(KB국민은행 시세 8월 말 기준)보다 17%가량 싸다.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아파트들 역시 인근의 동탄1신도시보다 30만∼60만 원 낮았다.
이에 앞서 올 상반기 분양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래미안 강남힐즈’와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도 인근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갔다. 강남보금자리지구 첫 민간아파트였던 강남구 자곡동 ‘래미안 강남힐즈’의 분양가는 m²당 613만 원으로 강남구 평균 시세(893만 원)보다 30% 이상 낮았다.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역시 공원 조망이 가능한 뛰어난 입지를 갖췄지만 인근 단지보다 m²당 30만 원 이상 가격을 낮췄다.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이 최근 분양한 ‘월배 아이파크’와 ‘e편한세상 월배’도 인근에 입주한 지 3, 4년 된 아파트들보다 싸거나 비슷한 분양가를 적용해 각각 인기를 누렸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건설사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수요자들의 구매력을 자극하기 위해 가격을 확 낮춘 것이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실속으로 눈길을 잡다
공급 면적은 줄었지만 서비스 면적은 늘어난 ‘신(新)평면’도 소비심리를 자극했다. 발코니 면적을 넓혀 중대형 아파트에 비견할 정도로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4∼4.5베이 설계를 적용해 실내 쾌적성을 극대화한 전략이 통했다. 동탄2신도시 KCC스위첸 84m² B형은 서비스 면적만 전용면적의 60% 수준인 50.5m²나 될 정도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의 선전이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지는 미지수다. 김 소장은 “수요자들이 입지와 가격 등 조건을 두루 갖춘 아파트에만 몰리고 있다”며 “활기가 확산되려면 무엇보다 전반적인 실물지표가 나아져 ‘이제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말했다.
:: 베이(BAY) ::
아파트 전면부의 구획된 공간이다. 4베이라면 앞 발코니 쪽으로 방 3개와 거실(총 4개의 공간)이 일렬로 배치돼 있다는 의미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