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 기자
축제의 성공 요소는 소재의 선점이니, 콘텐츠만 충실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한 충남 보령 머드축제 소재인 머드(mud·갯벌)는 보령에만 있는 게 아니다. 전남 함평 나비축제의 나비 역시 함평에만 서식할 리 없다. 어찌 보면 내세울 만한 음식이 없고 즐길거리도 부족한 대전의 현실을 고려할 때 고육책이라도 그 발상에 점수를 줄 만하다.
하지만 첫 행사(10월 12∼15일)를 앞두고 몇 가지 걱정스러운 징후가 있다. 이번 축제의 성공을 위해선 사전에 시민 공감대를 형성했어야 했다는 지적을 포함해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축제 준비가 공무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은 ‘푸드와 와인의 불모지’로 불린다. 따라서 제대로 된 축제 콘텐츠를 구성하려면 전문가들의 조언이 절실하다. 축제를 위한 전문위원과 추진위원을 위촉해 놓고도 제대로 한 번 모으지도 않았다. “결과가 어떻든 시장님 공약이니 일단 행사만 치르면 된다”는 생각이 아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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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에서는 아름답기로 소문난 엑스포다리도 활용된다고 한다. 호주 멜버른에서 1000명이 한데 모여 식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점심’ 이벤트가 명물이 됐듯이 국내 최초로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맛과 멋의 향연이 시도된다.
과학, 효(孝), 온천을 주제로 한 축제에 이어 이제는 대전에서도 제대로 된 먹을거리 축제가 만들어지도록 탄탄하게 준비하기를 기대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