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전당대회 첫날 연설
“사랑해요 미셸”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개막한 민주당 전당대회에 진홍색 원피스를 입은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두 손을 흔들며 연단에 등장하고 있다. 참석자 3만5000여 명은 ‘우리는 미셸을 사랑한다’고 쓴 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샬럿=EPA 연합뉴스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개막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평범한 미국인들의 삶을 이해하는 ‘우리 중 한 명’이라는 메시지가 뚜렷하게 부각됐다. 타임워너 케이블 아레나에서 진행된 개막 첫날 행사에 등장한 20여 명의 연사들은 귀족적 이미지의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차별화되는 오바마 대통령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했다. 청중 3만5000여 명은 “4년 더”를 외치며 열렬히 환호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중적 호감도가 67%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이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 취임 때의 이상과 가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며 경제 회복의 과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4년 더 믿고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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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여사는 또 “미국 국민 어느 누구도 돈이 없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여성은 자신의 신체에 대해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며 건강보험과 낙태의 자유 허용 등 민주당의 핵심 정책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연설 마지막에 “나의 최종 역할은 퍼스트레이디도 아내도 아닌 엄마대장(mom-in-chief)”이라며 “우리 자녀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남편과 함께 앞으로 나가자”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흑인과 히스패닉계, 아시아계의 모습이 두드러져 참석자의 98%가 백인이었던 공화당 전당대회와 대조를 이뤘다. 공개적으로 동성애자라고 밝힌 3명의 연방의원을 비롯해 486명의 동성애자 대의원이 참석해 미 전당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동성애자 참석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편 롬니는 지난주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롬니는 전대 이전(8월 24∼27일) 오바마에게 47% 대 46%로 앞섰으나 전대 이후(8월 31일∼9월 3일) 46% 대 47%로 오히려 1%포인트 뒤졌다. 일각에서 ‘파나 보기(골프에서 규정 타수 또는 하나 더 친 그저 그런 점수) 사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롬니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던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오바마의 3배 정도인 104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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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